무슨 그림이길래..빅뱅 지드래곤·탑도 꽂혔다

전지현 입력 2021. 1. 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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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조지 콘도 개인전
헤지펀드 거물·부동산 재벌
빅뱅 지드래곤·탑 등도 구입
인간 내면의 불안·덧없음
뒤틀리고 왜곡된 인물화로
평단과 시장의 사랑 받아
미국 멤피스에서 솔 음악 거장 앨 그린을 그린 `블루스`. [사진 제공 = 더페이지갤러리]
괴물인가. 비대한 턱과 입 2개를 가진 기괴한 자화상 'Red and Green and Purple Portrait'(2019)의 주인공은 미국 화가 조지 콘도(64)다. 자신의 외모가 아니라 내면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비틀고 해체했다. 가로 세로 2m가 넘는 대형 화면 속 인물은 기쁨과 공포, 친근함, 이질감 등을 동시에 드러낸다. 캔버스를 가득 채운 강렬한 붉은색 역시 비애와 환희 등 정반대 정서를 함께 표출한다.

미국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 팩토리(예술 공장) 조수로 일하고, 스페인 출신 현대미술 창시자 파블로 피카소의 큐비즘(입체주의) 영향을 받은 콘도는 '심리적 큐비즘(Psychological Cubism)'으로 본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한다. 독특하지만 독보적인 고유 화풍으로 미술사적 가치를 높이고 있다.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장 아르세날레 입구를 차지한 대형 회화가 바로 그의 작품 '더블 엘비스'였다. 짐승처럼 생긴 두 사람이 미사일을 끼고 병째 건배하는 작품으로 관객들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조지 콘도가 내면을 반영한 자화상.
미술 시장에서도 작품값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나체 여인과 기이한 캐릭터들이 뒤섞인 그림 'Force Field'(2010)가 600만달러(약 66억원)에 낙찰돼 작가 최고 경매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서울 더페이지갤러리 개인전이 개막하기도 전에 자화상이 팔렸다. 현재 그가 전속된 스위스 하우저앤드워스 갤러리가 개최 중인 뉴욕 개인전 전시작들도 '완판'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지금까지 미국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엘리 브로드, 헤지펀드 업계 거물 스티브 A 코언, 뉴욕 부동산 재벌 애비 로젠, 소셜커머스 기업 그루폰 공동설립자인 에릭 레프코프스키 등 투자 귀재들이 콘도의 작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콘도 Michael J. Frog.
특히 그는 세계 대중음악가들의 열렬한 추종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 후보로 출마한 세계적인 힙합 뮤지션 카녜이 웨스트의 5집 앨범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2010년) 커버를 작업했고 투어 티셔츠까지 디자인했다. 국내에서도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권지용)과 탑(최승현) 등이 그의 작품을 구입했다.

유년 시절부터 기타와 작곡을 공부하고 매사추세츠대에서 미술사와 음악이론을 공부한 콘도의 그림에는 음악이 담겨 있다. 이번 서울 개인전에도 2005년 블루스 본고장인 미국 남부 멤피스 지역을 여행 하면서 그린 작품 9점이 걸려 있다. 멤피스에서 그가 종종 찾았던 보조네 바비큐 사장을 얼굴이 분해되고 재구성된 어릿광대로 그리고, 피글리위글리 슈퍼마켓 간판 속 피그(Pig)처럼 돼지 얼굴을 가진 사람이 등장하는 작품도 있다. 레스토랑 앤더튼스에서 받은 인상을 담은 경쾌한 그림에는 명함이 붙어 있고 토끼와 사람을 융합한 괴생명체가 있다. 콘도가 사랑한 블루스 음악 거장인 앨 그린, 음악을 감상하던 레스토랑 멤피스메리에서 만난 사람도 뒤틀리고 왜곡된 초상화로 그렸다. 이은주 더페이지갤러리 이사는 "콘도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에너지를 즉흥적으로 표출한다. 오랫동안 회화와 조각을 통해 인간 내면의 불안과 덧없음을 이야기해왔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이 많아진 요즘, 콘도의 일그러진 초상화들이 더 와닿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지 콘도 청동 두상 작품.
전시장에 일렬로 늘어선 검은색 청동 두상(2002) 4점은 콘도 특유의 유머감각과 풍자의 산물이다. 얼핏 보면 고대 그리스·로마 조각이지만 자세히 보면 지치고 찡그린 현대인의 표정이다. '만화 추상' 시리즈는 초상화 전통과 미국 대중 문화 상징인 만화 캐릭터를 결합했다. 총 20여 점을 펼친 이번 전시는 23일까지.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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