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방역 두마리 토끼 쫓더니..日긴급사태 11개 지역 확대(종합)
뒤늦은 긴급사태에 추가 선포 요구 이어져..도쿄올림픽 불투명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폭발적으로 확산해 13일 긴급사태가 확대 선포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경기 부양과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둘 다 놓치고 상황만 악화시킨 양상이다.
스가 총리는 이날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오사카부(大阪府) 등 7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 추가 발령을 결정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이로써 긴급사태는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중 11개 지역으로 확대하게 됐다.
스가 총리는 긴급사태 확대 결정 후 열린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엄중한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조치"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긴급사태는 이달 8일 도쿄도(東京都) 등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 먼저 발효됐다.
스가 총리는 일찍부터 경제와 방역을 병행한다는 노선을 고수했다.
그는 감염 확산이 심각해진 후에도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을 우려해 긴급사태 발령에 부정적이었으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지사 등이 공개적으로 긴급사태 발령을 요구하자 떠밀리듯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긴급사태 미발령 지역의 지자체장들이 잇따라 긴급사태 추가 선포를 요구했고 일본 정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대상 지역이 대폭 늘었다.
일본 정부는 한국, 중국 등 11개 국가·지역에 대해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비즈니스 트랙' 및 '레지던스 트랙' 왕래도 긴급사태 종료 시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일본 입국은 당분간 원칙적으로 차단된다.
스가 총리는 일본의 감염 확산이 심각하고 최근 영국·브라질에서 온 입국자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 등으로 불안이 커지는 점을 고려해 "국민 여러분의 목숨과 삶을 지키고 온갖 위험을 예방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비즈니스 트랙 등의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긴급사태가 선포된 지역은 앞서 발령된 곳과 마찬가지로 감염 확산 억제를 위해 ▲ 음식점 영업 오후 8시 종료(영업시간 단축) ▲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외출 자제 요청 ▲ 콘서트·스포츠 행사 등 대형 이벤트 입장객 수 제한 등 4가지 조치가 시행된다.
스가 총리는 긴급사태가 선포되지 않았더라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4단계(폭발적 감염 확대)를 향하는 지역이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등 4가지 조치를 하는 경우 정부가 긴급사태 선포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가급적 2월 하순에 시작할 수 있도록 각 지방자치단체가 접종 장소 마련 등의 준비를 하고 있으며 정부가 백신 비용을 전액 부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긴급사태는 도쿄도, 사이타마(埼玉)·가나가와(神奈川)·지바(千葉)현 등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 먼저 발령됐고 오사카부, 교토부(京都府), 효고(兵庫)현, 기후(岐阜)현, 아이치(愛知)현, 후쿠오카(福岡)현, 도치기(栃木)현 등 7개 지역에 13일 추가로 선포됐다.
일본 정부는 도쿄 등에 대해 다음 달 7일 긴급사태를 종료한다는 계획이었으며 추가로 긴급사태를 선포한 나머지 7개 지역의 역시 같은 날까지로 기간을 설정했다.
하지만 긴급사태를 추가로 선포한 것 자체가 감염 확산이 좀처럼 억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내달 7일 종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에 긴급사태를 처음 선언했을 때는 일본 전체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368명에 불과해 지금보다 감염이 훨씬 느리게 확산했지만, 긴급사태는 49일간 이어졌다.
향후 감염 확산 추이와 조만간 일본에서도 접종이 개시될 백신의 효과 등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올해 7월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NHK의 집계에 의하면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 29만8천884명을 기록했으며 13일 새로 파악된 확진자를 포함해 누적 30만명을 넘었다.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작년 10월 29일 10만명을 넘었고 50여일 지난 지난달 21일 2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한 달도 안 돼 3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감염 확산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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