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짜 쫓겨나나, 공화당 상원 1인자도 “탄핵 기쁘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2021. 1. 13.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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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탄핵안 표결 돌입… 공화당 의원 20여명 찬성 움직임
리즈 체니 “탄핵 찬성표 던질 것” 미치 매코넬 “탄핵 추진 기쁘다”
멕시코 국경장벽 찾은 트럼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텍사스주 앨러모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을 등지고 서서 연설을 한 후 손가락으로 청중을 가리키고 있다. 트럼프는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이후 첫 공식 방문지로 국경 장벽을 선택했다. 트럼프는 연설에서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대해 “탄핵 사기는 가장 악랄한 마녀사냥”이라고 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을 둘러싸고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탄핵 동조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당 지도부에서도 탄핵 찬성 목소리가 나왔다.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트럼프가 탄핵소추를 당했을 때 공화당이 단일 대오로 트럼프를 지켰던 것과 달라진 것이다.

미 연방 하원은 13일 오후(현지 시각) 트럼프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이자, 트럼프 임기 종료를 일주일 앞둔 시점이다. 하원에서 탄핵안은 과반 이상이면 가결된다. 현재 민주당 222석, 공화당 211석이어서 가결 가능성이 높다. 앞서 12일 하원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 직무를 박탈하고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는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펜스는 이를 거부했다.

연방하원의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인 리즈 체니 의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그는 최근 의회 폭력 사태를 규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12일 밝혔다.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런데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잇따라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 하원 공화당 3인자인 리즈 체니(와이오밍)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은 12일 성명을 내 “대통령이 폭도를 불러모았다”며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의 딸이다.

공화당의 존 캣코(뉴욕),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프레드 업튼(미시간) 하원의원도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난 개인적으로 탄핵 반대”라면서도 소속 의원들에겐 반대 권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CNN은 12일 “백악관은 20명 이상의 공화당 하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하원에서 탄핵소추안 통과 시 탄핵 심판을 맡을 상원의 공화당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의회 내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측근들에게 “트럼프는 탄핵될 만한 범죄를 저질렀다. 트럼프의 폭력 선동 행위를 증오한다. 민주당이 탄핵 절차를 이행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보도했다. 그는 또 “탄핵은 트럼프와 트럼피즘(Trumpism·극우 선동 정치)을 당에서 몰아내는 것을 쉽게 해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코널도 탄핵 투표에서 공화당 내 표 단속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 중엔 트럼프 퇴진을 요구한 이들이 5~6명 있다. 상원에서 탄핵안을 최종 가결하려면 3분의 2(67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상원은 민주·공화 양당이 50석씩 양분하고 있어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공화당에서 17명 이상 이탈해야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 관계자를 인용해 “만약 6일 당일 밤 탄핵 표결을 했다면 공화당이 대거 동참해 찬성이 80표쯤 나왔겠지만, 지금은 약간 주춤한 상태”라며 탄핵이 상원 문턱을 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결과가 어찌 되든 현재 공화당의 분열상은 1년 전과는 판이하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첫 번째 탄핵을 당했을 때, 2019년 12월 하원 투표와 2020년 2월 상원 표결에서 공화당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이탈표 제로’를 기록했다. ‘트럼프당(黨)’이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선 불복으로 공화당내 균열이 심화됐다. 특히 최근엔 의회 폭력 사태도 ‘트럼프 탓’이며 이참에 트럼프와 결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화당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각) 텍사스주 국경 장벽 현장으로 떠나기 위해 백악관 사우스론에 대기하는 전용 헬기 마린원 탑승을 앞두고 지난 의회 폭력 사태와 탄핵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jsmoon@yna.co.kr/2021-01-13 06:37:47/ <저작권자 ⓒ 1980-2021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트럼프는 1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회의 탄핵 추진에 대해 “정치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의 연속”이라며 “나라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하고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재계에서도 트럼프의 의회 폭력 선동에 대한 규탄이 커지면서, 트럼프의 퇴임 후 개인사업도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트럼프 재단에 3억달러를 대출해준 도이체방크와 뉴욕 시그니처뱅크 등 거래은행들이 잇따라 트럼프 계좌를 폐쇄하고 거래를 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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