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키즈' 구의원 탈당 "친문 아니면 기회 안주더라"

노석조 기자 입력 2021. 1. 13. 21:11 수정 2021. 1. 14. 01: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백종훈(왼쪽)과 김부겸. /조선일보 db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이 당과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며 탈당했다.

백종훈(45) 대구 수성구 구의원은 13일 우체국 등기와 팩스로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대구 8개 구·군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민주당이 다수였던 수성구의회는 민주당 9명, 국민의힘 9명, 정의당 1명, 무소속 1명 구도가 됐다.

백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정들었던 민주당을 떠나고자 한다. 제가 처음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했고, 의원이라는 무거운 자리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고마운 정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2015년 대학 강당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던 저는 김부겸 의원님을 만나 뵙고,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서 “당시에는 특정 정당과 더불어 그와 관련된 정치 집단이 대구의 정치판을 장악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우리 대구의 정치는 고인 물 속에서 갈수록 썩어가고 퇴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려 있고 정체되어 있던 대구 정치구도를 바꾸기 위해서 두 번의 낙선에도 도전하시는 김부겸 의원님의 열정에 감복했고, 그분이 가고자 하는 길에 함께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교편을 내려놓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치러진 대선에서 지금의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그 기세를 몰아서 민주당의 불모지였던 우리 수성구의회에서도 현재의 국민의 힘보다 한석이 많은 과반의석을 차지할 수 있었다”면서 “물론 저도 그때 김부겸 의원님과 당의 은혜로 수성구의원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종훈 구의원의 선거 홍보물. /조선일보 DB

하지만 그는 “2년여를 지나오면서 바라본 민주당과 대통령은 처음 했었던 약속들을 잊어갔다”며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대통령 취임 당시의 약속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건을 비롯한 많은 사건·사고들을 통해 국민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밝혔다.

지난해 교수신문이 우리 사회상을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선정한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도 언급했다. 그는 “정당과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사상 유례없는 분열과 갈등의 양상을 보이면서 국민을 갈라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 인권을 대변한다고 자처하던 민주당 출신 광역단체장들의 연이은 성범죄와 함께 우리 편 감싸기를 위해서 피해자를 모욕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면수심과 아시타비(我是他非·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하고 문제를 지적했던 소장파들은 한 명씩 한 명씩 민주당을 떠나갔다”며 “결국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친문이니 비문이니 하면서 라인과 계파가 다르다는 이유로 기회를 주지 않는 민주당은 더 이상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지역구 주민들과 수성구민들에게 어떻게 봉사해야 할지 고민해 보겠다”며 “이렇게 아픈 선택을 통해서 제가 아끼고 사랑했던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뒤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