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 경축행사 정밀추적했다는 남한, 특등머저리"
[경향신문]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직책이 낮아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1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남 비난 담화를 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기념 열병식을 정밀추적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해괴한 희떠운 소리”라고 비난하면서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 없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남의 집 경축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포착’이니, ‘정밀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유독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 남의 집 경축행사를 ‘정밀추적’하려 군사기관을 내세우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부부장은 또 “우리가 수도에서 그 누구를 겨냥하여 군사연습을 한 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날려보내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목을 길게 빼들고 남의 집 안 동정을 살피느라 로고하는가”라며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할 특등머저리들”이라고 비꼬았다. 김 부부장은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는 다짐으로 담화를 마무리했다.
앞서 합참은 11일 “우리 군은 북한이 어제 심야 시간대에 김일성 광장에서 당 대회 관련 열병식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면서 “한·미 정보당국은 동 활동이 본 행사 또는 예행연습일 가능성을 포함하여 정밀추적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담화는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로 발표됐다. 김 부부장이 이번 당 대회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당 중앙위 위원으로, 당 직책도 종전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낮아졌음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담화는 김 부부장이 여전히 대남업무를 맡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직책 강등에도 불구하고 권력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음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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