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의 끝 - 다이앤 듀마노스키 [장재진의 내 인생의 책 ④]
[경향신문]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 구한말 계룡산 향적산방(香積山房)에서 김일부 선생이 성편한 <정역(正易)>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수조남천(水潮南天) 수석북지(水汐北地)”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북쪽의 물이 빠져서 모두 남쪽의 하늘로 몰려든다’는 뜻이다. 북과 남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지만, 지구온난화로 사라져가는 빙하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대재앙을 암시하고 있는 구절이다. 한편으로 새로운 세계의 열림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후변화는 재앙과 동시에 새로운 생활패턴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다이앤 듀마노스키의 책 <긴 여름의 끝>은 위의 짧은 구절이 함의하고 있는 것을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래를 보랏빛 유토피아로 여기며 질주하는 현대의 문명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느껴진다. 지구 전역에서 펼쳐지는 예상을 넘어서는 변화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 놓인 인류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음을 말한다.
저자는 근대문명을 위협하는 많은 것들 중에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파괴력이 있는 것들에 대해 언급한다. 인간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자연에 대한 통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 앞에 놓인 근원적인 변화가 자연계와 인간 사회의 기초를 뒤흔들 수도 있으므로 “세계가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물질의 풍요를 지향해온 인류의 삶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의 협력으로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았던 예전의 전통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하라고 전한다. 다가오는 세상이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의 열림인 개벽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재진 동명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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