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 항체치료제 중증환자 발생률 54% 감소"

김우현 기자 2021. 1. 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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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코드명 CT-P59)가 임상 2상에서 중증 환자 발생률이 54% 감소하고 환자의 회복기간 5~6일 단축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셀트리온은 13일 대한약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 '2021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와 공시를 통해  경증부터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3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런 내용의 임상 2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렉키로나주가 중증환자 발생률을 전체의 54% 수준으로 감소시키고 회복 기간을 3일 이상 감소시켰다”며 “늘어나는 중증 환자 때문에 발생하는 의료 시설 부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를 선별해 만든 항체치료제다. 경증부터 중등증 수준의 코로나19 환자에 약 90분간 정맥투여 하는 주사제로 개발됐다. 이번 임상 2상은 한국과 미국, 루마니아, 스페인 등에서 총 32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참가자에게 렉키로나주 확정 용량인 kg당 40mg을 투약했고 지난해 11월 24일 마지막 투약이 완료됐다. 결과는 코로나19 감염이 최종 확인된 307명에게서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중등증 환자는 폐렴을 동반한 환자로 모집단의 약 60%를 차지했다.

임상2상 결과 렉키로나주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발생률을 전체 환자에서는 54%,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에서는 68%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렉키로나주는 코로나19 환자의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사라지는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도 보였다.  회복에 걸린 시간을 보면 1kg당 40mg을 투여했을 때 위약군은 8.8일이 걸린 반면 투약군은 5.4일 걸려 회복 시간을 약 3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등증과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에게서는 투약에서 임상적 회복까지 걸리는 시간이 위약을 투약한 집단과 비교해 5∼6일 이상 단축됐다.

체내 바이러스 농도가 1500분의 1로 감소하는 시간을 비교하면 위약군은 10일, 투약군은 7일 걸렸다. 또 투약 후 1회 이상 반응을 경험한 환자 수는 위약군과 투약군이 거의 비슷했고 중대한 이상 반응을 겪은 환자는 한 명도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2일자(현지시간)로 게재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되는 키스톤 심포지아(Keystone Symposia)에서도 해당 임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엄 교수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중증 환자로 인해 고갈되는 병상, 인력 등 의료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엄 교수는 "이번 임상을 통해 이 약물이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비율을 현저히 낮춤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며 "코로나19 유행 확산과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백신은 물론 치료제도 필요한 옵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그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요청으로 상세한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도입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자 임상 2상 결과를 앞당겨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29일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식약처에서 허가심사중이다. 

일반적인 임상 2상은 바이러스 감소 시간 단축과 같은 약의 작동 원리를 주로 평가하지만 식약처는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에 임상 증상 개선과 같은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추가하도록 했다. 식약처는 임상 2상의 형태와 목적이 임상 3상과 비슷하므로 임상 2상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한 15종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임상 시험 허가를 받았지만 허가 심사 중인 치료제는 렉키로나주가 유일하다. 식약처가 오늘 발표한 내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렉키로나주가 허가 승인을 받은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가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게 되면, 즉시 의료현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이미 10만명 분 생산을 마치고 공급 계획도 철저히 준비 중"이라며 "글로벌 공급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최대 200만명분의 치료제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셀트리온은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임상 3상 시험을 할 계획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3일 화상으로 열린 ‘제6회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인 렉키로나주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가천대길병원 제공

[김우현 기자 mnch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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