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출금 맡은 검사 "김학의 수사 때 박수친 분들, 조국 수사땐 비난"
윤석열 검찰총장이 13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수사할 검사로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을 직접 지목하자 이 부장검사의 과거 발언이 다시 법조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윤 총장이 이날 안양지청에 배당돼 있던 불법출금 사건을 이 부장검사에게 재배당한 것은 그가 2019년 ‘김학의 수사단’에서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했던 경험 때문이다. 대검 측은 “수사 일관성 측면에서 이미 김 전 차관을 뇌물로 기소했던 이 부장검사가 관련된 불법출금 사건 수사를 맡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이 부장검사는 지난 해에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검사로 있으면서 조국 전 장관이 연루된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부장검사는 현 정권이 좋아할 만한 사건과 싫어할 만한 사건 수사를 최근 연달아 맡은 경우”라며 “그런 측면에서 오히려 정치적 치우침 없이 공정하게 수사를 할 수 있다고 윤 총장이 본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실제 이 부장검사는 작년 11월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재판에 공판 검사로 참석해 “재판장께서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 갖고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믿고, 저희도 그런 마음으로 수사를 했다는 심정을 알아달라”며 이례적으로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 부장검사는 자신이 ‘김학의 수사’와 ‘조국 수사’에 모두 참여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저희 4명이 똑같은 구성원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재수사를 맡았다. 수사팀 구성원은 그대로인데 김학의 수사를 할 때 박수를 치던 분 중 이(조국 관련) 수사를 할 때는 비난을 했다”며 “왜 이런 비난을 받을까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아(彼我)’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피아는 정치와 전쟁에서는 생길 수 있지만, 형사(刑事)의 영역에서는 생각하기 어렵다”며 “수사 입장에서 피아가 있다면 범죄를 저지르고 은폐하려는 ‘피’와 밝히려는 ‘아’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 부장검사의 ‘피아’ 발언은 문재인 캠프 출신 실세로 불린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이 유재수 전 부시장을 감찰했던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에게 “피아 구분을 해야 한다”며 감찰 중단을 요구했던 상황을 비꼰 것으로 해석됐다. 당시 법조계에서는 조 전 장관 관련 재판에 나와 “왜 조국 수사를 비난하느냐”고 했던 이 부장검사를 놓고 배짱이 두둑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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