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교주, 징역3년·집행유예 4년.. 횡령 유죄

재판부, "신도·시설 명단 제출 요구는 역학조사 아냐..조사 준비단계"
"횡령 금액 50억 원 넘고 신도들 믿음 저버려..잘못 반성하지도 않아"
피해 가족들,"자료 제출 요구는 역학조사 일환..연속성 인정해야"

[앵커]
방역 활동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 이만희 교주에 대해 1심 법원이 횡령 혐의 등일부만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이 방역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하자 신천치 피해자 가족들은 "가출한 자녀들을 찾고자 몸부림쳤던 부모에게 큰 낙심과 절망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 1심 무죄, 횡령.업무방해 유죄 선거를 받은 13일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한형 기자

[기자]
법원은 이만희 교주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지만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엔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는 방역법 위반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만희 교주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횡령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교주가 횡령한 신천지 자금이 50억원을 훨씬 초과하는 큰 금액이고,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신천지 자금 50여억 원이 들어간 가평 평화의 궁전에 대해 "신천지 행사는 연 평균 10회도 열리지 않았다"며 "이 교주가 개인 부동산 취득을 위해 신천지 자금을 사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피고인이 지파장 등 신도들에게 돈을 요구해서 받았다는 점이 인정되고, 통장관리를 직접 한 사실도 인정된다"며 "'자신은 돈을 받지 않았고 김남희가 관리했다'는 등의 이만희의 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교주가 평소 본인은 물론, 신천지 재정이 아주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하면서도 신도들의 믿음을 저버리고 신천지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기에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 석방된 이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지난해 11월 16일 오후 재판 출석을 위해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한형 기자

재판부는 그러나 "방역당국의 자료 제출 요구는 역학조사로 볼 수 없다"며 "일부 자료를 누락했다고 해서 방역 활동 방해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방역당국이 신천지에 신도와 시설 자료를 요구한 것은 역학조사를 위한 준비단계이지 역학조사 자체가 아니라는 겁니다.

또, 행정기관이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행정조사에 대해서도 자발적인 협조를 전제로 한다며 일부 협조하지 않았다고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선고 직후 신천지 피해가족들은 재판 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신도 명단과 시설 현황 제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역학조사 활동이 불가능한데도 그 연속성을 인정하지 않고 준비단계라며 무죄를 선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신천지가 최근 포교활동을 다시 시작했다"며 "이번 판결 내용을 유리하게 이용해 내부 결속을 다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박향미 목사 /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정책국장]
"몇 천명이라는 피해자를 자기 조직 내에서 낳고, 그 사람들이 전국에 퍼져서 전국 감염 확산의 주범으로 수사가 진행돼 왔는데, 어떻게 이 부분이 아예 무죄가 나올 수 있는지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신도들에게 '14만 4천 명까지 다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라, 너네는 구원받는다' 이런 식으로 내부관리를 해왔는데, 지금 포교활동을 또 급격하게 하지 않을까..이만희가 교주가 관리하면서.."

반면, 신천지측은 무죄 부분은 환영하지만 횡령 혐의 등 유죄 판결이 내려진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이정우 최현] [영상편집 이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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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요셉 기자] aletheia@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