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 가두고 두달간 폭행.. 같은 장애인 손에 죽었다
원룸에서 함께 지내던 장애인을 때려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법정에 섰다. 이 남성은 농아학교에서 만나 친분을 쌓고 동생처럼 지낸 4살 아래 장애인을 마구 때리고 밥을 주지 않는 등 가혹행위를 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함께 살면서 생활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13일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형사부(박근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23)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북 정읍시 한 원룸에서 함께 지내던 B(20)씨를 둔기 등으로 마구 때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A(23)씨와 B(20)씨는 함께 농아학교에 다녔다. 졸업 후엔 각각 직장과 대학교에 다녔지만, 자주 만나 여행을 했다고 한다. A씨는 B씨의 부모와도 인연을 맺으며 돈독한 사이를 이어갔다.
그런데 지난해 이들이 원룸에서 함께 지내면서 사이가 벌어졌다. 함께 산 지 2개월 정도 지난 9월부터 A씨의 폭행은 시작됐다. 공동생활 수칙을 B씨가 잘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B씨의 옷을 벗기고 폭행한 뒤 베란다로 내몰았다. 음식도 수시로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방범카메라를 집 안에 설치해 B씨를 감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혹 행위는 2달 정도 이어졌고, 결국 B씨는 지난해 11월 15일 숨졌다. 숨지기 3일 전부터 집중 폭행을 당한 B씨는 베란다에서 생을 마감했다.
긴급 체포된 A씨는 혐의를 부인하다, 경찰이 집 안에 있던 방범카메라 영상을 증거로 제시하자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살인에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고 살인죄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전주지검 정읍지청 관계자는 “A씨가 B씨를 정신적으로 지배하다가 단순 손찌검으로 시작해 점차 폭행의 강도를 높였던 같다”며 “B씨는 신고할 생각도 못 하고 계속 폭행을 당하다가 결국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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