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자랜드, 마지막 함께할 정효근이 돌아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1. 1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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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 12일 안양 KGC전에서 코트로 돌아온 인천 전자랜드 정효근. KBL 제공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해 지난 12일 코트로 돌아온 인천 전자랜드 정효근(28)은 ‘시작’이라는 말 대신 ‘마지막’이라는 말을 먼저 떠올렸다.

이날 홈구장인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방송 인터뷰에서 “사실상 전자랜드가 다른 팀에 비해서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전자랜드 이름으로 뛰는) ‘마지막’인만큼 주변의 평가를 뒤엎고 좋은 성적을 내면 스포츠의 재미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변이 일어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잘 하고 있어서 팀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 상무에서 몇 경기 뛰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져있는데 이 부분을 끌어올리겠다. 몸 상태는 70~80%까지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자랜드는 모기업이 올시즌을 끝으로 농구단 운영을 접기로 했다. KBL은 지난해 8월 임시총회 및 이사회에서 전자랜드의 의견을 받아들여 내년 5월31일까지 운영하는데 합의했다. 선수들이 ‘전자랜드’라는 이름을 달고 뛰는건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다. 농구계에서는 10개 구단 유지를 해야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상태고 전자랜드는 새로운 모기업을 찾아야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자랜드는 선전하고 있다. 개막 전에는 약체로 분류됐지만 12일 현재 5위를 기록하며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다. 4위 안양 KGC와 격차는 0.5경기, 2위 고양 오리온과는 2경기 차이로 상위권 도약도 얼마든지 가능한 상태다.

그런 가운데 마지막 퍼즐 조각인 정효근이 돌아왔다. 복귀전은 강렬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정효근은 2쿼터가 시작하자마자 코트에 투입됐다. KGC의 2쿼터 첫 공격에서 크리스 맥컬러의 슛을 막아낸 정효근은 이어진 공격에서 3점포를 폭발했다. 이날 정효근은 24분38초를 소화했고 팀은 79-61로 완승했다.

정효근의 야투 성공률은 22%로 7득점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골밑에서의 존재감이 컸다. 높이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던 전자랜드는 정효근의 합류로 골밑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대헌, 헨리 심스 등으로 빅맨 라인업을 꾸린 전자랜드는 리바운드 43개를 기록했다. 32개를 기록한 KGC보다 훨씬 앞선 수치다.

이제 정효근이 실전 감각만 더 끌어올린다면 전자랜드는 완전체로 거듭날 수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정효근의 출전 소화 시간이 30분 이상까지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전자랜드로서는 이번 시즌 호성적을 거둬야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이 좀 더 수월해진다. 또한 역사속으로 사라질 ‘전자랜드’의 마지막 시즌을 유종의 미로 거둬야 한다. 정효근의 합류로 아름다운 ‘라스트 댄스’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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