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모인 시민들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

이주빈 2021. 1. 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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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인이 사건' 첫 재판이 열린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정인이 양부모를 향해 쏟아내는 이들의 분노와 울분이 법정 안팎을 가득 채웠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정문 앞에는 재판 시작 2시간 전인 아침 8시30분부터 양부모 엄벌을 요구하는 시민 100여명이 모였다.

재판이 시작되고 검찰이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것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자, 법정 안팎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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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비극']법정 안팎서 분노·울분 쏟아내고
"살인죄 적용해 다행" 눈물 흘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양모가 탄 호송차가 법원을 빠져나가자 시민들이 항의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13일 ‘정인이 사건’ 첫 재판이 열린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엔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정인이 양부모를 향해 쏟아내는 이들의 분노와 울분이 법정 안팎을 가득 채웠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정문 앞에는 재판 시작 2시간 전인 아침 8시30분부터 양부모 엄벌을 요구하는 시민 100여명이 모였다. 새벽부터 나와 기다린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은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 ‘살인죄 사형’, ‘사형장으로’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정혜영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서울지부 부팀장은 “오늘 온 시민 중 협회 회원은 절반이고 개인적으로 온 시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분노는 법원 안에서도 계속됐다. 이날 법원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일반 방청객을 51명으로 제한하고 본법정과 중계법정 2곳에 나눠서 입장시켰다. 방청권에 당첨되지 못한 이들이 입장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한때 소란이 일기도 했다. 본법정 방청권을 얻은 문아무개(42)씨는 “16개월이면 정말 작은 아기다. 다칠까 봐 함부로 못 할 텐데 정말 믿을 수가 없다”며 “(양부모가) 어떤 말을 하는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은아(35)씨는 “(양부모가) 학대 사실을 인정할지 가장 궁금하다. 어떤 변명을 할까”라며 한숨을 쉬었다.

재판이 시작되고 검찰이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것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자, 법정 안팎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눈물을 흘렸다. 중계법정 방청에 참여한 이수영(33)씨는 “양모가 살인죄를 적용받을지가 최고 관심사였다. 결과적으로는 다행”이라며 “검찰이 공소장 변경을 말하자 중계법정에 있던 시민들 몇명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오전 10시35분께 시작된 재판이 약 45분 뒤인 11시18분께 끝나자 시민들의 분노가 다시 거세게 터져 나왔다. 시민들 수십명이 본법정 앞에서 불구속 상태인 양부 안아무개씨를 향해 “당장 나오라”고 소리쳤다. 안씨는 한동안 나오지 않다가 오전 11시40분께 신변보호를 위해 투입된 경찰 20여명에게 둘러싸여 모자를 뒤집어쓰고 고개를 숙인 채 법정을 빠져나왔다. 시민들은 “왜 가해자를 보호하냐”며 항의하다 경찰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정인이 살려내”라며 울음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었다. 법원 밖 시민들은 안씨가 탄 승용차를 막아서고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거나 울분을 쏟아냈다.

양모 장씨가 탄 호송차가 법원 정문을 빠져나갈 때도 수십명이 호송차를 가로막고 차체를 주먹으로 쳤다. 한 시민은 호송차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도로에 드러눕기도 했고 몇몇은 호송차에 눈덩이를 던졌다.

이주빈 강재구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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