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 형성..이낙연은 '사면론' 역풍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새해 벽두에 '사면론'을 꺼냈다가 역풍을 맞았죠. 오늘(13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이 됐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이 대표는 다소 처진 3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익공유제'를 제안하며 다시 승부수를 띄웠는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어대낙' 이낙연, 이젠 '이대만'?…'이익공유제' 다시 승부수? >
'어대낙' 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다. '이대만' 이대로 대표만 하는 거 아니냐. 지난해 8월이었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에 회자된 조어들입니다. 당시 이낙연 대표의 당대표 당선은 '따놓은 당상'이란 평가가 많았습니다. 반면, 대선주자 지지도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추격을 허용하며 '경고등'이 깜빡이던 시기였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해 8월 28일) :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역전 당하는 결과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그런 일은 늘 있는 것이죠.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만 엎치락뒤치락하게 돼 있는 것이고요.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당대회가 끝난 뒤, 이런 기사가 떴습니다. '여 대선, 이낙연으로 된다 안 된다' 6달 안에 승부난다는 제목이었는데요. 벌써 다섯 달이 지났죠. 이 대표가 받아든 성적표,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이재명 지사는 물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밀리며 '3위권'으로 처졌습니다. 연초에 꺼내든 '사면론' 후폭풍이 영향을 미친 듯합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3일) : (반성과 사과가 전제돼야 추진하시는?) 아니 중요하다라고 돼 있는 것이죠. 일단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보겠습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에, 호남이 지역구죠. 민형배 의원은 이낙연 대표의 사면론을 비판하며, 대선주자로서 미련을 버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를 공개 지지했습니다. 사면론에 대해 말을 아꼈던 이 지사도 직접 입을 열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내가 뭘 잘못했다고 그러냐. 이런 태도를 취하는 거를 용서를 해주면 앞으로 '아 권력이 있으면 다 봐주는구나. 다 저렇게 넘어갈 수도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잖아요. 형벌을 과할 나쁜 일을 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고…]
청와대 관계자도 입장을 내놨습니다. 사면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이다, 강조를 했습니다.
[최재성/청와대 정무수석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사면은 대통령님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맞습니다. 그런데 그 고유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고 그걸 책임지는 행정수반이기 때문에 국민이라는 두 글자를 빼고 생각하기는 어렵거든요. 국민의 눈높이에서 해야 되지 않느냐…]
국민의 눈높이, 결국 여론인데요. 최근 나온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사면 반대가, 찬성보다 더 높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좁혀보면 무려 75%가 사면에 반대했습니다. 내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가 예정돼 있죠. 재판 결과가 나오면, 또다시 정치권에서 사면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큰데요. 조만간 있을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힐 걸로 보입니다.
[최재성/청와대 정무수석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기자들이 질문을 할 거예요, 그 (사면) 부분을. 질문이 나오면 문재인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이 될까요?) 질문이 있으면 어떤 식으로든지 말씀을 하시겠죠.]
문 대통령이 과연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줄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이 대표 입장에선 다른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제 대표 임기도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 바로 '이익공유제'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이익을 본 계층이 피해를 본 계층을 돕자는 겁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목표 설정이나 이익 공유 방식 등은 강제하기보다 민간의 자율적 선택으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당과 정부는 후원자 역할에 집중해야 합니다. 자율적으로 이뤄진 상생 협력의 결과에 대해 세제 혜택이나 정책 자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야당은 진보, 보수를 떠나 꼼수이자 망상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코로나19 기간에 "초과이익을 얻은 기업이나 고소득자들에게 '증세'를 하는 게 정직한 방법"이란 겁니다.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보상은 민간이 아닌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법제화를 통해서 말입니다. 정의당은 관련 법안도 이미 발의했습니다.
[장혜영/정의당 의원 (어제) : 특별재난연대세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위기 상황에서도 소득이 크게 증가했거나 높은 소득이 있는 기업 또는 개인에게 사회연대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추가로 과세를 하고, 이를 통해서 마련된 재원을 재해예방 및 취약계층 지원 또는 실업 대응 등에 사용하도록 한다는 내용입니다.]
일부에선 '이익공유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기업이 몇이나 되겠느냐, 의문도 제기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낙연 대표가 구체적인 예도 제시했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대표 : 플랫폼 기업과 자영업자가 공동노력으로 이익을 높이면 자영업자의 마진율을 높이거나 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며, 플랫폼 업체들의 수익이 크게 늘어난 건 분명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당 대표가 이렇게 콕 짚어 이야길하면, 해당 기업들에겐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 어디까지나 민간의 자율에 맡기겠다면서 말입니다.
< 별에서 올 '윤석열'?…김종인 "'별의 순간' 온 듯" >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죠.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무심코 던졌던 한마디. "지금 여기에 대선주자가 어디 있나"란 이 말이 정말 씨가 돼, 만개했습니다. 오늘 나온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범야권 대선주자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당밖 인사들입니다. 게다가 김 비대위원장이 예언처럼 말했던 '1970년생 경제전문가'도, 당밖 '꿈틀이들'도 아직 깜깜무소식입니다.
김 위원장이 생각을 좀 바꾼 듯합니다. 야권 대선주자, 부동의 1위.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마치 점성술사같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 별의 순간은 한번밖에 안 와요. (별의 순간이요?) 그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서 자기가 인생의 국가를 위해서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고 그래요. (별의 순간. 윤석열 총장에게 별의 순간은 지금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내가 보기에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거예요, 아마. 본인이 그거를 잘 파악하면 현자가 될 수 있는 거고 파악을 못 하면 그냥 그걸로 말아버리는 거지.]
결심은 스스로의 몫이라며, 윤 총장의 결단을 은근히 압박하기도 했는데요.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에 힘을 실은 게 아니냐, 이런 분석도 나옵니다. 저도 여정회에서 윤 총장을 별에 비유했던 적이 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1월 12일) : 윤 총장이 지지율 1위에 올라섰지만, 그렇다고 대권에 가까워졌다고 예단하긴 이릅니다. 역대 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제3후보들이 혜성같이 등장했지만, 역시 혜성처럼 사라졌습니다.]
항성이 되느냐, 혜성이 되느냐. 그건 윤 총장의 몫이겠죠. 문제는 윤 총장이 아직 현직 검찰총장이란 점입니다. 정치를 하지 않겠다, 선을 긋지 못했다며 징계위에 회부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노련한 김종인 위원장, 이런 밑자락도 하나 깔았습니다.
[김종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지금 현직에 있기 때문에. (현직 검찰총장이니까.) 여권 내부의 지금 갈등 속에 있는 거지 그 사람이 야권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잖아요. 여권에서 찾다 찾다가 가장 적합한 사람이 없으면 그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는 거지 못 할 거 뭐 있어요?]
윤 총장이 여권 후보가 될 수 있다라.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도 하니, 단언할 순 없겠지만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입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의 반응만 봐도 그렇습니다.
[신동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국민의힘 김종인 위원장이 윤석열에게 별의 순간을 이야기한 것은 정치할 거면 그만두고 나오고 안 할 거면 안 한다고 빨리 거취를 정하라고 화를 낸 것입니다. 다만 윤 총장이 여권 후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은 지나친 발언입니다. 급하고 성가신 마음이야 이해가 됩니다만 불발탄 돌리기식의 발언까지 하는 것은 참 뜬금없습니다.]
퇴임 후,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던 윤 총장. 정치권에서 뭐라고 하든, 임기가 끝나는 7월까진 '정중동' 본인 자리를 지킬 걸로 보입니다. 대선에 도전하느냐, 마느냐는 그 뒤의 문제겠죠. 게다가 아직 6개월이란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지금의 높은 지지율을 그때까지 유지할 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다만, 야권에서 새로운 대선주자가 부상하지 않는 이상 '별의 순간'을 맞은 윤 총장을 둘러싸고 '별의별' 이야기들은 계속될 듯합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어대낙' 이낙연, 이젠 '이대만'?…'이익공유제' 다시 승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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