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출범' 국수본, 수장 지원자 전원 정보유출 '삐걱'

김승환 2021. 1. 1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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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FBI'라 불리는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초대 수장에 대한 공개모집 일정이 종료된 가운데 지원자들에 대한 심사절차를 밟기도 전에 지원자 면면이 공개돼 경찰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번 초대 국수본부장 모집의 경우 서류접수 마감(11일) 하루 만에 지원자 전원에 대한 정보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됐다.

5명 중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은 국수본 출범 당시부터 본부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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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관련 정보 비공개 원칙 불구
백승호·이세민·이정렬 등 총 5명
경찰, 심사도 전에 면면 공개 당혹
정치색 노골화 등 일부 이력 부각
적임자 없으면 내부승진 관측도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걸린 국가수사본부의 현판. 연합뉴스
‘한국판 FBI’라 불리는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초대 수장에 대한 공개모집 일정이 종료된 가운데 지원자들에 대한 심사절차를 밟기도 전에 지원자 면면이 공개돼 경찰이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과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정치색이 두드러지는 일부 지원자의 이력이 부각되면서다. 지원자 중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경찰 내부 인사를 통한 임용도 진행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게 경찰 안팎의 기류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번 국수본부장 채용을 포함해서 공무원 인사와 관련한 정보는 어떤 부처든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초대 국수본부장 모집의 경우 서류접수 마감(11일) 하루 만에 지원자 전원에 대한 정보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됐다.

확인된 지원자는 경찰 고위직 출신 2명, ‘비경찰’ 변호사 3명이다. 5명 중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은 국수본 출범 당시부터 본부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경찰대학장 계급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다음으로 높은 치안정감이다. 국수본부장 역시 이 계급에 해당한다. 사법시험 출신인 백 전 학장은 현재 김앤장 변호사 신분이다.

다른 경찰 고위직 출신은 이세민 전 기획관(경무관)이다. 경찰대 1기 출신인 그는 ‘김학의 사건’ 초기 경찰 수사팀을 이끌다 좌천됐다.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정부 측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경찰’ 인사 중 눈길을 끄는 건 이정렬 전 판사다. 그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카새끼 짬뽕’ 등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하는 패러디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판사 재직 시절 재판부 합의 내용을 공개해 정직 처분을, 2013년 층간소음으로 이웃집과 갈등을 빚다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 100만원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2018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꼭 민주공화국이어야 하느냐. 문재인 대통령이 왕조를 여시는 게 어떻겠냐는 제 개인적인 바람을 말씀드린다”고 하는 등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남은 지원자 중 이창환 변호사는 현재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교육이사 등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이들 중 적임자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해 내부 인사를 국수본부장 자리에 앉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국수본부장 공고문은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는 경우 합격자를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어느 채용 공고문에도 들어가는 문구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절차상 경찰청은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뿐 최종 임용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결국 최종 적임자 판단 여부는 청와대 의중에 달린 셈이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본부장 없이 국수본이 출범하면서 ‘반쪽 출범’ 같은 지적을 받는 상황에서 새로 공모 절차를 밟는다든가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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