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고용'에 경제장관들 황당해명 "재작년 취업 너무 잘돼서.."

이지용 입력 2021. 1. 13. 18:00 수정 2021. 1. 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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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입맛대로 통계분석
홍남기 "깊은 우려" 라면서도
코로나 이전 고용호조 강조
작년엔 '기저효과' 애써 외면

◆ 2020 고용쇼크 ◆

코로나19 위기 속 최악의 고용 상황이 드러나자 정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고용 충격이 더 확대된 점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12월 고용 동향을 전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를 크게 입은 고용 취약계층의 아픔을 덜어드리는 데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침 일찍 관계장관들과 녹실회의를 열어 고용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며 "2020년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고용지표에 저를 포함한 참석자들 모두의 마음이 매우 무거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관계장관회의 참석자들이 모여 내놓은 반응이 담긴 보도자료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고용 증가로 인해 감소세가 더욱 커져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황당한 해명이 들어가 있다.

기재부 녹실회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홍 부총리를 비롯해 장관급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코로나19의 위기 발생 직전 2~3개월간 상대적으로 높은 고용 증가세가 이번 고용상황에 추가적으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시 말해 2019년 10월~2020년 2월 취업자 수가 40만명 안팎으로 매달 늘어난 것이 현 고용지표를 더 추락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딱 1년 전인 2020년 1월 13일에 기재부가 발표한 2019년 12월 고용동향과 설명자료를 들여다보면 이런 장관들 반응은 황당하다. 2020년 1월 고용지표가 역대급 호조를 보였을 때 홍 부총리는 "고용지표가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고용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의 개선에 대한 흐름도 긍정적"이라고 자화자찬을 했다. 2019년 12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51만6000명을 기록했고 연간 취업자는 2712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0만1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과 통계청조차 이는 '고용 한파'로 일자리 증가 폭이 9만7000명에 그쳤던 2018년의 기저효과였다고 지적했다. 당시 기재부는 '기저효과'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 주축인 30·40세대 상용직 일자리가 무너지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재정만 쓸 줄 아는 정부로선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라며 "반기업적 정책을 절제하고 기업 비용을 줄여주면 고용상황이 훨씬 나아질 텐데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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