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마저 탄핵으로 돌아서는데.. 트럼프는 "마녀사냥"

파이낸셜뉴스 2021. 1. 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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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폭동 사태와 무관 주장하며
"폭력 원치 않는다" 에둘러 경고
바이든 취임식 앞두고 일촉즉발
일부 충성파 불신임 카드냈지만
"미국 위한 최선은 대통령 사임뿐"
탄핵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공적으로 내세워 왔던 '반이민 정책'의 상징인 미-멕시코 국경 장벽을 찾았다. 그는 이날 텍사스 알라모 소재 장벽으로 출발에 앞서 의회의 탄핵 움직임이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으르렁 거리듯 포효하면서 장벽 앞 단상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탄핵은 마녀사냥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또 탄핵사태시 미국의 분노와 폭력 사태를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 공화당 상·하원 핵심 지도부 등 일부 의원들이 속속 탄핵안 찬성에 가세하고 있어 최종 탄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CNN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주 알라모의 멕시코 국경 장벽을 방문하기 전 기자과 만나 "정치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 6일에 벌어진 친트럼프 시위대의 의사당 습격과 관련해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지지자들에게 한 연설은 "완전히 적절했다"며 "우리는 폭력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을 탄핵할 경우 미국에서 대규모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돌려 말한 것이다. 실제 미국 내에선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으로 앞두고 트럼프 지지자들의 대규모 시위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는 또한 의회 탄핵절차 없이도 대통령의 즉각 끌어내릴 수 있는 수정헌법 25조에 대해선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알라모 현장에 도착해 가진 연설에선 "수정헌법 25조는 내게는 전혀 위험 요인이 되지 않지만, 조 바이든과 바이든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바이든이 건강상 문제로 대통령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부통령이 직무를 대행하도록 허용하는 규정이다.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찬동하면 발동된다.

■펜스, 트럼프 즉각퇴출 법안 거부

같은 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수정헌법 25조 발동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발동의 키를 쥐고 있지만 그간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8일 남았다고 지적하며, 수정헌법 25조 발동이 "국익에 최선이거나 헌법에 부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국가의 명운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치적 게임을 벌이려는 하원의 노력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예상대로 두 번째 탄핵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펠로시 의장은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거부하면 대통령 탄핵절차를 밟겠다고 공언해왔다.

민주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란 선동'의 혐의가 있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하원 표결은 이르면 13일 예상된다.

하원 다수당이 민주당인 데다가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도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혀 하원에선 탄핵안이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 리즈 체니 하원의원(와이오밍주)은 이날 성명에서 "미 대통령이 폭도를 소환하고 조직했으며 의회 난입 사태에 불을 붙였다"며 탄핵안에 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체니는 공화당 정통파의 상징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로 공화당을 장악했던 트럼프조차 함부로 대할 수 없었던 인물이다. 현재 의원총회 의장을 맡고 있는 체니는 공화당 하원 서열 3위로 체니가 탄핵안에 찬성할 경우 다른 의원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같은날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일리노이주), 존 캣코 하원의원(뉴욕주)도 탄핵안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충성파로 유명한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캘리포니아주)는 비록 자신이 탄핵에 반대하지만 의원들에게 표결 방향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불신임으로 타협 바라는 여당

트럼프의 입지는 탄핵의 마지막 문턱인 상원에서도 휘청이고 있다. 현재 상원은 여야가 50석씩 양분하고 있으며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공화당 의원 17명이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켄터키주)는 트럼프가 "탄핵당할 만한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앞서 공화당 상원의원 2명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혔으며 NYT는 찬성표를 던질 만한 공화당 의원들이 12명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공화당의 트럼프 충성파들은 시국을 감안해 어떻게든 트럼프에게 책임을 지워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충성파는 일단 탄핵만은 막기 위해 불신임 결의안을 꺼내들었다. 12일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하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을 포함한 6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트럼프에게 의회 난입 책임을 묻는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했다.

미 의회의 불신임은 공직자에게 공식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질책하는 행위로 법적인 강제력이 없다. 탄핵을 당한 공직자는 헌법상 규정된 징계에 따라 공직에서 물러나야 하지만 불신임을 받은 공직자는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이날 결의안을 내놓은 의원들은 트럼프가 지난해 대선을 뒤집으려 했을 뿐만 아니라 의회 난입 사태를 부추겨 대통령 선서를 어겼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바이든이 적법한 대선 승자라고 인정했다.

미 정치 매채 폴리티코는 민주당이 공화당의 이러한 절충안에도 탄핵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의 팻 투미 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은 지난 10일 인터뷰에서 "미국을 위해 가장 좋은 해법은 대통령이 가능한 빨리 사임한 후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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