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중간광고 47년 만에 허용..미디어 제도 확 바뀐다

김현아 입력 2021. 1. 13. 17:52 수정 2021. 1. 17.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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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와 디즈니+ 국내 진출 등 고려한 조치
지상파 중간광고, 유료방송과 같은 기준으로 도입
시민단체 시청권 침해 반대..신문협회는 반발
미디어 전문가들은 "레거시 미디어 규제 혁파 필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47년 만에 지상파 중간광고가 허용된다. 지나치게 경직됐던 방송사 편성규제도 완화되고,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에 대한 저작권료 산정도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저작권법 개정이 추진된다.

방통위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것”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는 이 같은 내용의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방안’을 13일 발표했다. 방송 시장의 낡은 규제를 혁신해 미디어 생태계 전반의 활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과 광고 및 편성제도 정비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함께 발표해 신속히 추진한다.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은 △케이블, 위성 및 라디오 방송에서는 이미 중간광고가 이뤄지고 있고 △BBC나 NHK 등 상업광고가 금지된 공영방송외에는 해외에서도 모두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민언련·YMCA 등 시민단체들은 방송 공공성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반대하고,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으로 광고를 뺏기는 신문협회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유료방송과 같은 기준으로 도입…시청권 보호 보완

지상파 중간광고는 현재 유료방송에 적용되는 시간·횟수에 동일하게 이뤄진다. 1회당 1분 이내, 45분 이상 1회, 60분 이상 2회, 이후 30분당 1회를 추가해 최대 6회가 가능하다.

방통위는 시청권 보호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의 성격과 주 시청대상을 고려해 중간광고를 하도록 하고, 편법으로 해 왔던 분리편성광고(PCM)와 중간 광고의 통합 기준을 마련했으며, 중간광고 시작 전에 자막으로 고지하게 해서 시청자가 중간광고가 있음을 알도록 했다. 또, 중간광고 이후 영향 평가를 통해 시청자의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됐는지도 살피기로 했다.

이해관계자 입장차 커..미디어 전문가들은 당연한 조치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공공성에 바탕한 우리 방송체제의 근간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출신인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으로 신문이 고사한다면 정부가 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중간광고 허용으로 지상파 방송사에는 한 해 약 1100억 정도 광고 수입이 늘어나고 이중 630억 원 정도는 새로운 광고로 창출되나, 나머지 484억 정도(신문에서 200억원)는 다른 매체 광고가 지상파에 중간광고 쪽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방송사 편성 규제 완화 등에 나선 것은 때 늦은 감이 있다는 평도 나온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실장은 “지상파방송의 수직적 독과점이 해체되면서 쇠퇴기로 넘어가는 시기”라면서 “방송 광고 규제, 심의 규제. 플랫폼 채널 규제 등을 합리화하지 않으면 넷플릭스 등의 공세 속에서 레거시 영역인 국내 방송사들은 생존하기 어렵고, 정부가 원하는 토종 OTT 육성도 불가능해진다”고 밝혔다.

VOD 전성 시대, 방송 편성 규제 완화..OTT 저작권도 손볼 것

방통위는 이번에 △중화TV, 채널W 등 1개국 전문방송에 대한 1개국 수입물 편성 규제를 완화하고 △모든 방송사에 가해졌던 1개국 영화·대중음악·애니메이션 수입물 규제도 수입물 편성비율을 80%에서 90% 이내로 완화했으며, 종편의 오락프로그램 편성 비율을 60%까지 올려줬다.

이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을 통해 해외 드라마 등을 자율로 서비스하는 외국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과의 규제 형평성 때문이다.

또, 왓챠와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 업계의 숙원이었던 저작권법상 ‘방송’ 정의 개정 문제와 ‘전송 보상금청구권’ 도입 문제도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문체부가 정한 OTT 음악 저작권요율에 대해 티빙, 웨이브, 왓챠 등은 행정소송을 예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들이 내야 하는 음악 저작권료는 올해 1.5%로, 방송 재전송(0.75%)보다 높아 거대 방송사보다 피해를 봤고, ‘OTT와 방송물재전송은 다르다’는 문체부 유권해석도 매체간 부당한 차별 논란이 있다. OTT 업계 관계자는 “저작권법이 미디어 업계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는 점에서 방통위 정책 방안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급격한 미디어 환경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는 현재의 방송 분야 관련 법령,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제도와 관행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국내 방송시장의 경영 위기가 방송의 공적가치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면서 “규제 완화에 따른 방송의 공적책무 약화 우려는 시민사회, 전문가, 관련 업계와 소통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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