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社 실적 10% 이상 개선 힘들어..유망업종은 바이오"

이승배 기자 입력 2021. 1. 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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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90곳 '경제·경영 전망' 설문조사]
코로나 재확산·소비 부진이 핵심변수
79% "국내 경기,작년보다 개선·비슷"
바이오·IT 등 소수 업종 쾌재 속
대다수 기업, 양극화 확대 우려도
45% "기업규제 3법, 경영권 제약"
[서울경제] 코스닥 상장사 절반이 신축년(辛丑年) 새해 10% 이상의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 기대치 대비 부정적 견해를 내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판이 된 소수 업종은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 기업은 올해도 코로나19라는 악조건에 묶여 고군분투하며 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사들은 올해 적정 코스닥지수 밴드로 860~940선을 제시했으며 유망 업종으로는 바이오 섹터를 꼽았다.

13일 서울경제가 코스닥에 상장된 9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코스닥 상장사 경영·경제 전망 설문’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8.89%가 올해 국내 경기가 지난해보다 다소 좋아지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한 곳은 4.44%에 불과했고 전년보다 후퇴할 것이라는 응답은 16.67%로 나타났다. 올해 경제에 가장 부담을 크게 줄 핵심 요인은 코로나19 재확산(38.4%)이었으며 △소비 부진(14.40%) △환율 변동성(9.60%) △미중 무역갈등(8.80%) 등도 주요 변수로 거론됐다.

증권 업계는 올해 코스닥 상장사의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0%, 4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체감온도는 사뭇 다르다. 올해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10% 미만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올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 미만의 오름폭을 보일 것이라고 점친 기업은 전체의 52.22%, 영업이익이 10% 미만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51.11%가 답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37.78%, 36.67%에 머물렀다.

다수 중소기업은 증권사의 커버리지에 포함되지 못하고 ‘K자형’ 양극화가 심화 중인 것이 전망이 엇갈린 원인으로 지목된다. 진단 키트 등 바이오 업종과 반도체 부품사들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그 외 대부분의 기업들은 투자와 소비 감소에 살얼음판을 걸으면서 위기 때마다 반복되는 양극화가 어김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3·4분기 코스닥의 매출 상위 50개 기업은 전체 순이익(연결 기준)의 50.39%를 차지하면서 2019년 3·4분기(36.55%)보다 이익 편중이 크게 확대됐다. 김종선 코스닥협회 전무는 “지난해 3·4분기 코스닥 기업 10곳 중 4곳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기업별 온도 차가 극심하다”며 “인지도가 낮은 코스닥 기업은 해외 전시에 참가하는 등 영업 활동을 적극 펼치며 해외 시장을 개척했지만 현재 그 길이 막혀 내수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올해 곳간 사정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관통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관측하면서 설비투자 확대에도 신중한 입장이다. 응답 기업의 47.78%가 올해 회사 현금 사정이 지난해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데 투표했고 올해 경영 최우선 목표로 수익성 확대(30.48%)를 꼽았다. 이에 올 설비투자액을 지난해보다 10% 미만으로 늘리겠다는 의견이 65.56%로 주를 이뤘고 10% 이상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21.11%에 그쳤다. 이외 많은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최저 원·달러 환율 범위로 △1,050원 이상~1,100원 미만(40.00%) △1,000원 이상~1,050원 미만(28.89%)을 뽑았다.

이처럼 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이 기저에 깔리면서 상장사 상당수는 현재 코스닥지수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현재 코스닥지수는 980선을 오르내리며 시장에서는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 이상)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기업의 48.89%가 올해 코스피의 적정 밴드로 860~940대를 제시했고 780~860 구간에 표를 던진 곳도 24.44%에 달했다. 반면 새해 코스닥의 적정 범위로 1,000 이상을 거론한 기업은 11.11%에 그쳤다. 이들은 올해 △바이오(47.83%)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10.43%) △ IT 하드웨어(9.57%) 섹터가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상장사들은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대해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제약(45.56%) △소송 남발에 따른 기업 활동 위축 초래(27.78%)라며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경영 투명성이 강화된다는 의견은 13.33%뿐이었다. 김 전무는 “적자 기업이 늘어나는 와중에 기업들은 새 외부감사법의 적용에 따른 회계 비용 부담이 상당하다고 호소한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와 관련된 영업 외 비용도 발생할 수 있어 많은 기업의 현실적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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