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중증 악화' 막는데 높은 효과
임상 2상 결과 데이터 공개
코로나 환자 회복기간 단축
경증서 중증 악화 비율 급감
첫 국산 코로나 치료제 초읽기
송도공장 10만명분 생산 완료
해외시장 진출 기대감도 '쑥'
美·유럽 긴급사용승인 신청
13일 대한약학회가 개최한 '2021 하이원 신약개발 심포지아' 학술대회에서 공개된 정맥투여 주사제 렉키로나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렉키로나가 코로나 환자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고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되는 비율을 확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 및 중등증 환자가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으로 악화되는 정도를 뜻하는 중증 발생률과 관련해 렉키로나(40㎎/㎏)를 투약받은 환자 101명 중 중증으로 악화된 환자는 4명, 위약군(가짜약 투여) 103명 가운데 중증 환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렉키로나 투약 시 위약 대비 중증으로 갈 확률이 54% 감소한 것이다. 50세 이상의 중등증 환자군에서는 68%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경증 환자가 렉키로나 투여 후 회복하는 데 걸린 기간은 5.4일로 위약 투약군(8.8일)과 비교해 3일 이상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중등증 환자 회복 기간은 위약군 대비 5~6일 이상 단축돼 효과가 더 컸다. 또 렉키로나 주사 후 체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소 속도가 빨라져 처음 투약하고 일주일(7일) 후 바이러스 농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성 평가에서도 렉키로나 임상 환자 중 사망 등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렉키로나는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에 투약 시 중증 환자로 발전하는 비율을 현저히 낮추면서 동시에 빠른 속도로 환자가 회복되는 것을 증명했다"며 "코로나19 사태 악화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료 옵션"이라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렉키로나 임상 2상 결과가 나오면서 셀트리온이 지난달 29일 신청한 조건부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속 승인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달 중 렉키로나가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국내에 허용된 코로나19 치료제로는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에 이어 두 번째가 되고, 첫 국산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셀트리온은 조건부 허가를 받는 즉시 시장에 렉키로나를 이윤 없이 원가 수준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셀트리온 송도 공장에서 10만명분 렉키로나 생산을 마친 상태로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150만~200만명분의 치료제를 공급할 방침이다. 국내 출시와 별개로 셀트리온은 이달 중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출시를 위한 긴급사용승인도 신청할 계획이다. 렉키로나는 이미 출시돼 사용 중인 릴리나 리제네론 치료제에 비해 낮은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져 시장 수요가 훨씬 더 높을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릴리와 리제네론 항체 치료제의 미국 내 판매가는 1250달러(137만원)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렉키로나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줄곧 강조해왔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은지난달 28일 바이오 행사장에서 "출시된 다른 항체 치료제보다 성능이 훨씬 낫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도 지난 12일 국회 토론회에서 "임상 2상을 통해 바이러스 감소 시간 단축, 회복 시간·입원이 필요한 환자 비율 등에서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릴리나 리제네론 항체 치료제와 비교해 최소한 동등 이상의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은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720명을 대상으로 조만간 임상 3상을 진행한다.
[김병호 기자 /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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