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시설서 80년간 아이 9000명 사망".. 아일랜드의 부끄러운 역사

조성은 입력 2021. 1. 13. 17:11 수정 2021. 1. 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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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각지의 가톨릭 운영 미혼모·사생아 보호시설에서 1920년대부터 8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던 사실이 드러났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조사사법위원회는 1922년부터 98년까지 76년 동안 가톨릭 운영 미혼모·사생아 시설인 '어머니와 아기의 집(Mother and baby home)' 14곳에서 자행된 인권침해 관련 조사 보고서를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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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각지의 가톨릭 운영 미혼모·사생아 보호시설에서 1920년대부터 8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던 사실이 드러났다. 시설 측의 관리 부실 등으로 목숨을 잃은 영아와 어린이는 9000여명에 달했고 어머니와 강제로 떼어져 해외로 입양된 사례도 있었다. 혼외 출산과 사생아를 죄악시하는 아일랜드 특유의 가톨릭 근본주의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조사사법위원회는 1922년부터 98년까지 76년 동안 가톨릭 운영 미혼모·사생아 시설인 ‘어머니와 아기의 집(Mother and baby home)’ 14곳에서 자행된 인권침해 관련 조사 보고서를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어머니와 아기의 집은 가톨릭 수도회가 아일랜드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운영했던 시설이다. 1920년대부터 아일랜드 각지에 들어서기 시작했으며 98년에 마지막 시설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추어 역사학자 캐서린 콜린스가 2014년 골웨이주 투암의 미혼모 시설에서 어린이 796명이 묘비나 관도 없이 집단 매장된 사실을 밝혀내면서 아일랜드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가 시작됐다.

시설 측은 미혼모에게 출산 사실을 숨기고 아이는 입양을 보내도록 강요했다. 실제로 사생아 1638명이 아무런 법적 규제 없이 미국 등지로 해외 입양된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홍역, 소아마비, 풍진 등 질병의 백신을 시험한 사례도 있었다. 76년 동안 이들 시설에 거주했던 어린이 9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동안 시설을 거쳐간 어린이가 9만7000여명임을 감안하면 사망률은 15%로 아일랜드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미하일 마틴 아일랜드 총리는 “어둡고 고통스러우며 부끄러운 역사”라며 아일랜드 정부와 사회, 가톨릭 교회에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 마틴 총리는 “아일랜드의 뿌리 깊은 여성혐오 문화로 지난 수십 년간 여성, 특히 혼외 출산 여성에게 가혹하고 조직적인 차별이 자행됐음을 직시토록 했다”고 강조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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