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여고, 소리없는 입시 강자로 부상

유홍철 2021. 1. 13.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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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여고가 2021년도 대학입시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올려 소리없는 입시 강자로 부상했다. /유홍철기자

서울대 2명, 의대 2명, 연‧고대 3명 상위권 호성적...100명 이상 중‧상위권 국립대 진학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여고가 2021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려 ‘소리없는 강자’로 부상했다.

최근 각 대학이 수시모집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대학교 2명 합격을 비롯 단국대와 원광대 의대 각 1명, 고려대 2명, 연세대 1명, 이화여대 4명, 성균관대 1명, 서강대 2명, 중앙대 3명, 광주교대 3명, 한국교원대와 춘천교대, 부산교대 각 1명 등 전통적 명문대학과 취업 잘되는 교육대학 진학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서울대 2명 중 한 명은 일반전형으로 지구환경공학과에 진학한 점과 수능 최저등급이 서울대 보다 까다로운 고려대에 2명이 합격한 것은 진학담당 교사들 사이에서도 쉬운일이 아니다라는 평을 받는다.

특히 순천여고의 올해 입시성적이 주목을 끄는 것은 이같은 상위권 학생의 입학성적 뿐 만 아니라 중상위권 학생들의 호성적 때문이다. 전남대 30명, 전북대 9명, 순천대 56명, 부산대 4명, 경상대 14명, 경북대 2명 등 중상위권 학생이 진학하는 국립대학 합격자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3학년 졸업예정자 228명 가운데 189명이 이번 대학 수시전형에서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 합격자 중에서 이중 합격이라는 허수를 제외하더라도 80% 이상이 4년제 대학 진학에 성공한 것이다. 향후 4년제 대학 정시전형과 전문대학 전형을 앞두고 있어 상급학교 진학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여고의 진학지도가 평가받는 부분은 상위권 학생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하위권 학생까지 포함하는 전반적인 학력증진에 매진했고 이에 따른 보상으로 전체적으로 고른 합격자를 냈다는 점이다.

이 학교 허남숙 교무부장은 "3학년 자원이 좋지못해 소위 ‘해걸이’라며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이성민 교장의 탁월한 리더십, 신훈 교감과 3학년 부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열정, 교무부‧연구부‧교육과정부 등의 아낌없는 지원 등 3박자가 어우러져 우수한 입시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도교육청 장학사와 나주교육청 교육과장을 지낸 이성민 교장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구성원들이 업무 협의차 집무실에 들어오면 상대방 의견을 먼저 묻고 ‘필요한 것이 뭐냐’는 식으로 접근한다는 것. 이 때문에 구성원간 소통이 잘 이뤄지고 기분좋게 일을 할 수 있는 학교 분위기라는 게 공통된 얘기다.

지난해 9월 부임해온 신훈 교감과 하동윤 3학년 부장, 이영광 3학년 기획담당 교사를 비롯한 3학년 선생님들이 토요일 오후 5시까지 수당도 없이 지도하는 무료봉사의 열정도 빼놓을 수 없다.

이영광 기획담당 교사는 "교육에는 열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성과를 내는데는 한계가 있다. 학교 현장과 입시제도를 연구‧분석해서 적재적소의 투입전략을 세운 것이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내신성적 관리와 특수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생활기록부 관리도 중요하지만 이것에만 의존할 경우 입시성적에 기복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올해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사정상 인근 상당수 고교에서 대면으로 할 수 밖에 없는 특수 프로그램을 진행에 차질을 빚었고 입시성적도 신통치 못했을 것이란 나름의 진단이다.

진학지도의 기본은 수능시험 대비를 탄탄히 한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순천여고의 상위권, 중위권 등 모든 학생들이 소기의 성과를 올린 데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도 겯들여졌다.

학기 초반 빈약한 학생자원과 코로나19 등의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번 대학입시에서 얻은 숫자적인 결과 못지않게 그 이면에 있는 알토란 같은 성과에 더 자부심을 느끼는 분위기다.

지난 2005년 순천지역 고교 평준화 이전 오랫동안 동부지역 명문 여고로 자리했던 순천여고는 한동안 평범한 학교로 묵묵히 인재양성에 매진해왔다. 추첨으로 입학하는 신입생 자원을 감안하면 하루 아침에 입시 명문고 위상을 회복하기 힘들더라도 학교 구성원들이 원팀(one team)으로 뭉쳐 있고 노하우도 쌓여 내년 입시성적이 더 기대된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순천여고 학교장의 리더십, 교사들의 열정, 관련 부서의 아낌없는 지원 등 3박자가 어우러져 올해 대학입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 /유홍철기자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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