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떠운 특등머저리'..강등된 김여정, 독설은 여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이 또 대남 비난 담화를 냈습니다.
이번엔 북한의 열병식 관련 움직임을 정밀추적하고 있는 우리 합동참모본부를 향해 '해괴하다', '희떠운 소리를 한다'며 거칠해 비난한 겁니다.
지위는 부부장으로 강등된 것이 확인됐지만, 대남 업무에서 여전히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특등머저리', '기괴한 족속'…독한 막말 여전
김여정 부부장은 오늘(12일) 조선중앙통신에 낸 담화에서 "해괴한 것은 남조선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추적 중이라느니 하는 희떠운 소리를 내뱉은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1일 오전 합참의 북한 열병식 동향 관련 언급에 대해 불쾌감을 나타낸 것인데, 이번 담화에도 '독한 막말'은 여전했습니다.
우리 정부를 향해 "하여튼 그 동네 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이라며 "세상사람 웃길 짓만 골라 하는데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 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할 특등머저리들"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또 "아마도 평양의 경축행사에 남보다 관심이 높다든가 그 또한 아니라면 우리의 열병식 행사마저도 두려워 떨리는 모양"이라고 비아냥거리며 "그렇게도 할 일이 없어 남의 집 경축행사를 '정밀추적'하려 군사기관을 내세우냐"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뒤끝도 남겼습니다.
■ '강등' 확인…'지위 격상' 예상 빗나가
김여정은 이번 담화를 '당중앙위원회 부부장' 명의로 냈습니다. 이번 당대회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된 데 이어, 당내 직책도 기존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됐음이 확인된 겁니다.
김 위원장이 어제(12일) 새로 구성된 당 중앙 지도기관 구성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사진도 오늘 공개됐는데, 여기서도 김여정 부부장은 네 번째 줄에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초 우리 정보당국과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김여정이 공식 직위가 격상되며 2인자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관측을 해왔습니다. 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서 부장으로,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승진할 거라는 구체적인 전망도 있었습니다.
국정원도 지난해 11월 정보위 국감에서 "김여정이 8차 당대회에서 위상에 걸맞은 당직책을 부여받을 가능성도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당대회 인사에서 이런 예상은 빗나갔고, 김여정이 직위상 강등된 것이 확인된 겁니다.
■ '대남사업' 등 역할·정치적 위상은 여전한 듯
그러나 김여정이 본인 명의로 대남 비난 담화를 또다시 발표한 것을 볼 때, '대남사업 총괄'로서의 역할은 그대로인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도 김여정이 계속 대남 업무를 관장할 것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습니다.
김여정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대남 압박 공세를 진두지휘했고, 7월에는 대미 담화를 내며 김 위원장의 '입'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늘 담화에서 보듯 대남사업을 지휘하며 대미 외교에서도 두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김여정의 공식 직책이 낮아졌다 해도 정치적 위상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이자 최근 몇 년간 국정 전반에 깊이 관여해온 '믿을 수 있는 최측근'으로서 역할은 대체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번 당대회 폐막식에서 개회식 때와 마찬가지로 주석단 두 번째 줄에 앉아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사회주의체제, 특히 북한에서는 간부의 공식 직책과 실질적 영향력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김여정의 경우 공식 직책과 실제 위상 간에 항상 큰 괴리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공식 직책만 가지고 판단을 내리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고 실제 위상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효용 기자 (utili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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