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사실상 제로..동남아쿼터 실종은 왜?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2021. 1. 13. 16: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베트남 국가대표 출신으로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콩푸엉 | 프로축구연맹 제공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는 최근 측면 수비를 보강하는 과정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K리그에 도입된 동남아시아 쿼터를 활용해 태국 국가대표 사살락(부리람)의 영입을 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북은 사살락의 이적 시기와 이견을 보이면서 이유현의 영입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실현 사례가 전무한 동남아시아 쿼터에 대한 관심을 모으기에는 충분했다.

프로축구연맹이 기존의 외국인 선수 보유 쿼터(3명+1명)에 동남아시아 10개국 선수 1명을 추가로 보유할 수 있는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해외시장 개척 의지로 풀이된다. 베트남 국가대표 쯔엉과 콩푸엉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베트남 현지 팬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부분을 착안해 중계권과 스폰서십 수익 창출을 모색한 것이다. K리그가 2017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연맹의 의지와 달리 눈에 띄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콩푸엉이 동남아시아 쿼터가 신설되기 직전 2019년 12월 호치민 시티로 돌아간 이래 이 제도의 수혜를 받은 선수는 전무하다.

축구 전문가들은 동남아시아 쿼터가 유명무실해진 이유를 먼저 경쟁력에서 찾는다. 쯔엉과 콩푸엉은 냉정하게 평가해 벤치에 앉는 것도 쉽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사살락 같은 선수라면 마케팅 효과 등을 감안해 데려올 여지가 있지만 높은 몸값을 감안해야 한다. 동남아시아 축구에서는 최고 수준인 태국에서 최정상급 선수는 이적료만 6~7억원 수준을 호가한다. 투자의 효율성이 지나치게 떨어진다.

동남아시아 선수를 데려오더라도 마케팅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천은 베트남 현지에서 무상 임대와 연봉 보조로 콩푸엉을 데려왔지만 큰 이득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에이전트는 “전북은 모기업(현대자동차)의 마케팅을 위한 시도였다고 봐야 한다. 전북도 포기했다면 올해도 동남아시아 쿼터 적용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동남아시아 쿼터를 서남아시아까지 확대 적용하거나 국내에서 중·고교를 다닌 이주민 자녀들에게 길을 열어주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J리그가 과거 일본의 고교나 대학을 졸업한 선수에 한해 외국인 선수 제한을 두지 않았던 사례가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쿼터의 실효성 등을 감안해 다양한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겠다”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