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대학가 올해도 등록금 동결.. 학생들 "비정상 수업 인하 해야"

김동욱 2021. 1. 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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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전경.
2021학년도 신입생 정시모집을 마친 전북 지역 주요 대학들이 입학금을 면제하거나 등록금을 동결하는 방침을 잇달아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 등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재학생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큰데도 대학이 ‘동결’을 앞세워 등록금 인하 요구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표출하고 있다.

13일 전북 대학가에 따르면 국립 전북대는 최근 등록금 심의위원회를 열어 2021학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전북대는 2009년 이후 13년 연속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셈이 됐다.

유희철 학생처장은 등록금 동결 이유로 “코로나19로 가중된 사회적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반영해 국가 거점 국립대학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령인구 급감 등에 따른 재정 악화와 예산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재정지원 사업과 연구비 수주, 발전기금 모금 등 외부 재원을 적극 유치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석대학교

사립대들도 등록금 동결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우석대는 2021학년도 신입생 입학금을 전원 면제하고 수업료는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등록금심의위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제난과 대학 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이 대학 신입생은 예년 평균 30만원 안팎이었던 입학금을 면제받게 됐다. 지난해는 전년(34만7400원)보다 33.4% 인하한 23만1600원을 받았다. 수업료의 경우 2012학년도에 6.4%를 인하한 이후 올해로 9년 연속 동결을 유지하게 됐다. 이 대학 학기당 수업료는 인문사회계열 286만원, 자연과학계열 343만원 등이다.

남천현 총장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학의 살림이 어렵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이렇게 결정했다”며 “장학금 등 학생 복지 분야에 대해서는 긴축 재정과 정부 사업 수주 등을 통해 적극 투자해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대학교

전주대도 2021학년도 신입생 입학금을 전년보다 50% 인하하고 수업료는 동결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신입생 입학금은 지난해 22만8000원에서 11만4000원으로 대폭 낮아졌다. 이 대학은 지난해도 입학금을 전년(34만2000원)보다 33% 인하했다.

수업료는 2014년 이후 9년 연속 동결이다. 현재 전주대의 학기당 평균 수업료는 인문계 302만원, 이공계 394만5000원 수준이다.

대학 측은 이로 인해 부족한 예산은 국가장학금과 국가 지원사업, 연구비 수주 등을 통해 확충할 방침이다.

재학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등록금을 동결하더라도 장기화 하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올해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대학생 김모(22·여)씨는 “올해도 정상적인 수업을 회복할 가능성이 낮아 대면보다 질이 떨어지는 온라인 강의가 지속될 것”이라며 “그런데도 비싼 등록금을 내리기는커녕 동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선심을 쓰는 것처럼 선언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 대학 관계자는 “매년 가파르게 치솟은 인건비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등록금 동결이 사실상 인하한 효과와 마찬가지”라면서도 “정부가 등록금 부담 완화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등록금 인상 시 교육부의 국가장학금 등 재정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올해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하는 대학에 대해 4000억원 규모의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는 추경으로 확보한 1000억원을 코로나19 특별장학금 지급 방식 등을 통한 등록금 반환 대학의 지원 예산으로 사용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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