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새 20% 까먹었다"..주가3천시대 곡소리나는 곱버스 투자자

고득관 입력 2021. 1. 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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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샀다면 반토막..3월 고점 대비 -85%
"장기 보유 어렵고 롤오버 비용도 감안해야"
KODEX 200 선물인버스2X(곱버스) 주가 추이
"지금 보니 눈물이 납니다. 이번주 금요일쯤엔 장 끝날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지수가 꾸준히 하락해야 돈 버는데 도저히 그럴 낌새가 안 보입니다. 곱버스나 인버스는 지수가 내려갔다 올라갔다해도 손해가 나는데 상승장에서는 말할 것도 없죠."

주식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곱버스(KODEX 200 선물인버스2X ETF) 투자자의 글이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면서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자 이른바 곱버스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곱버스는 지수가 하락하면 하락분의 2배만큼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인데 코스피 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KODEX 200 선물인버스2X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8거래일 동안 2505원에서 2040원으로 18.73% 하락했다.

곱버스는 코스피200 지수가 1% 하락했을 때 2%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ETF다. 반대로 코스피가 1% 오르면 수익률은 -2%가 된다.

올해 2870선에서 출발한 지수는 현재 3100선을 웃돌고 있다. 올해 8거래일 동안 9.56% 넘게 올랐다. 곱버스가 추종하는 코스피200 지수는 10.56%로 코스피지수보다 더 올랐다. 이 때문에 곱버스가 20% 가까이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곱버스는 올해 모험적인 개인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투자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실물 경기의 부진에도 지수 상승이 이어지면서 주가 조정에 강하게 베팅하는 개미들이 곱버스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개인들은 지난해 11월 이후 KODEX 200 선물인버스2X를 1조2720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누적으로는 무려 4조43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지수가 꾸준히 오르면서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곱버스의 수익률은 지난 3월 고점 대비 -85%를, 지난 11월 기준으로는 -53%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곱버스와 같은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성 투자 행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일반적인 주식 종목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장기보유를 하면서 손실 만회를 기다릴 수 있다. 반면 곱버스는 장기간 보유시 거래비용 때문에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 곱버스는 주식이 아닌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사용한다. 3개월마다 돌아오는 선물 만기일을 거칠 때마다 거래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곱버스와 같은 레버리지 상품은 이같은 롤오버 비용도 2배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월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증시 급락 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개인의 곱버스 투자가 급증했지만, 증시 상승세에 한달 누적으로 25.5%의 손실을 입었다"라며 "장기보유가 불리하고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곱버스 투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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