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맞은 美의사, 16일만에 사망.. 연관성 조사

김은경 기자 입력 2021. 1. 13. 16:10 수정 2021. 1. 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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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AFP 연합뉴스

미국의 50대 남성 의사가 화이자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을 맞고 16일 만에 사망해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화이자는 성명을 내고 백신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의 산부인과 의사 그레고리 마이클(56) 교수가 지난해 12월 18일 화이자 백신을 맞고 16일 만인 지난 3일 뇌출혈로 사망했다고 그의 부인 하이디 네켈만씨를 인용해 보도했다.

◇ 백신 맞고 혈소판 수치 ‘0’

마이클 박사는 백신을 접종하고 3일 뒤 손발 피부에 내출혈로 인한 작은 반점(petechiae)이 나타나 응급실로 옮겨졌다.

그는 병원에서 코로나 백신 반응으로 인한 급성 면역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ITP) 진단을 받았다. 혈소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 혈액이 제대로 응고되지 않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흔히 잇몸이나 구강 내 점막에서 출혈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망막이나 두개강 내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부인 네켈만씨에 따르면 백신 접종 직후 혈액검사에서 마이클 박사의 혈소판 수치가 ‘0’으로 나왔다고 한다. 정상적인 혈소판 수치는 혈중 마이크로리터당 15만~45만이다.

미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고 16일 만에 사망한 산부인과 의사 그레고리 마이클 박사. /페이스북

네켈만씨는 “남편의 혈소판 수를 늘리기 위해 2주 동안 전국의 전문가들이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그는 모든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임했지만, 최후의 수단인 비장제거 수술 이틀 전 혈소판 부족으로 출혈성 뇌졸중을 일으켜 몇 분 만에 숨을 거뒀다”고 했다.

네켈만씨는 “남편은 기저 질환이 없었고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이었다”고 NYT에 밝혔다. 이전에는 다른 약물이나 백신에 반응을 보인 적 없으며,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N95 마스크를 쓰며 가족과 환자들을 보호했다고 전했다.

◇ 화이자 “백신과 직접 연관성은 없는듯”

화이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임상시험과 실제 백신 접종 과정에서 이번 사례와 관련된 안정성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9백만명이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 이전까지 보고된 심각한 부작용은 알레르기 반응으로 인한 급성 전신 면역반응인 ‘아나필락시스’ 반응 사례 29건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는 없었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일시적인 통증과 피로감, 두통, 발열 등이었다.

마이클 박사의 사망 사건은 플로리다 보건부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합동 조사하고 있다. CDC는 “사례를 조사한 뒤 결과와 필요한 조치를 시기 적절하게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백신 관련… 접종 중단은 안돼”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백신·전염병 전문가인 폴 오피트 박사는 “홍역과 홍역 백신이 드물게 이 같은 혈액 응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보통 일시적이고 경미하다”며 “마이클 박사의 경우 백신 접종과 사망이 선후관계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있다고 말할 순 없다”고 했다.

존스홉킨스대의 혈액질환 전문가인 제리 스피박 박사는 “백신이 관련돼 있다는 의학적 확신이 있다”며 “매우 드문 일이지만, 분명 일어난 일이고 누군가에게 또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막아선 안 된다”고 했다.

네켈만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사람들이 백신을 맞고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부작용은 모두에게 좋지 않지만, 남편의 경우 그것은 아름다운 삶과 완벽한 과정을 파괴하고, 지역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제발 이 정보를 뉴스로 만들어 더 많은 생명을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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