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역대 두 번째로 긴 당 대회..자력갱생·국방강화 되풀이

김지현 2021. 1.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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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를 역대 두 번째로 길게 진행하며 당면한 난관을 타개할 중장기 전략 수립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자력갱생'과 '국방력 강화' 라는 기존의 노선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북한은 이번 당 대회 기간에 중국과 축전을 두 번이나 주고받았고, 당 국제부장에 중국통 김성남을 임명하는 등 대중국 외교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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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5개년 경제 계획도 '자급자족'..구체 목표 없어
국방력 강화 기조 유지..경제난 속 내부 결속 차원
美·南에 유보적 메시지..북중관계 발전 의지 뚜렷
열병식 등 행사..17일 최고인민회의서 후속 논의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2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상정된 의정들에 대한 토의를 성과적으로 마치고 폐막되었다고 1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1.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를 역대 두 번째로 길게 진행하며 당면한 난관을 타개할 중장기 전략 수립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자력갱생'과 '국방력 강화' 라는 기존의 노선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8차 당 대회는 지난 5일 개막해 12일 폐막했다. 무려 8일에 걸쳐 열린 것으로, 1970년 5차 당 대회(12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긴 기간 동안 개최된 당 대회로 기록됐다.

이번 당 대회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례 행사인 신년사를 건너뛴 가운데 열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일주일 넘게 진행돼 어떤 내용이 발표될지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2016년에 수립한 경제발전 목표가 엄청나게 미달됐다면서 실패를 자인했지만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에서 내놓은 새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뼈대는 "자력갱생, 자급자족"으로 지난해 정면돌파전의 연장선에 있다. 외부 지원 없이 내부 자원을 총동원해 버티는 전략이다.

새 5개년 계획은 평양과 함경남도 검덕지구에 살림집 5만 세대와 2만5000세대를 짓고, 시멘트 800만t을 생산한다는 것 외에 수치화된 목표를 언급하지 않았다.

코로나19와 대북제재 등 북한 경제를 옥죄는 악조건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거창한 발전 구상보다는 현실적인 목표들을 제안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영 상업을 발전시키고 상업활동 전반에서 국가 주도적 역할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혀, 시장에 대한 국가 통제력이 강해질 것으로도 관측된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2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상정된 의정들에 대한 토의를 성과적으로 마치고 폐막되었다고 1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1.12. photo@newsis.com

국방력 강화 기조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사업총화 보고에서 전술핵무기와 핵잠수함, 다탄두 개별유도기술, 극초음속 미사일, 군사정찰위성 등 무기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을 겨냥해 1만5000㎞ 사정권 안의 명중률을 제고하겠다고 밝혔고, 개정 당 규약에 '강력한 국방력 건설'을 명기하기도 했다.

그는 당 대회 결론에서도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며 "국가방위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하는 것을 중요한 과업으로 틀어쥐고나갈 것"이라고 했다.

경제난을 극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가운데 국방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일 제8기 당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13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1.01.12. photo@newsis.com

경제에서 자립을, 국방에서 자위를 강조한 북한은 대외 전략에서 자주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는 '적대시 철회'를, 남쪽에는 '남북 합의 이행'을 전제로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조건부 메시지를 내긴 했지만 대화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동시에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규정하고 남쪽의 한미연합훈련과 첨단무기 반입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 북미·남북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나라들과의 관계를 가일층 확대, 발전시킬 것"이라며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 러시아와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은 이번 당 대회 기간에 중국과 축전을 두 번이나 주고받았고, 당 국제부장에 중국통 김성남을 임명하는 등 대중국 외교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당 대회 기념행사를 예고한 바 있어 열병식과 군중시위 등을 개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열병식의 경우 지난해 10월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열리게 된다.

북한은 당 대회 결정 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17일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관련 법령, 조직 정비 및 예산 문제를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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