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회 마친 北, 대외적으론 '외강내유'..안으로는 '내부결속'"(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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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13일 북한이 이번 8차 당대회 전반에 걸쳐 내놓은 대외 메시지가 표면적으로는 강경해도 결국 미국과 한국에 공을 넘기며 대화의 공간을 열어둔 '외강내유'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당대회 때 미국을 향해서는 '강대강·선대선' 원칙을 제시했고, 남측에는 첨단군사장비 반입 및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하며 "근본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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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13일 북한이 이번 8차 당대회 전반에 걸쳐 내놓은 대외 메시지가 표면적으로는 강경해도 결국 미국과 한국에 공을 넘기며 대화의 공간을 열어둔 '외강내유'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당대회 때 미국을 향해서는 '강대강·선대선' 원칙을 제시했고, 남측에는 첨단군사장비 반입 및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하며 "근본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
우선 대미 기조와 관련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번 북한의 대외전략은 과거처럼 확고부동한 '전략노선' 형태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상대적 대응론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은 남측에 대해서도 조건부 관계 개선 의사를 내비쳤으나 대미 기조와는 결이 다소 다른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3월 한미연합훈련 및 첨단군사장비 반입 중단처럼 요구가 구체적이지만, 동시에 한국이 당장 수용하기는 어려운 까다로운 조건들이라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향후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는 데 남북관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으로 미국에 직접 압박을 가하면 상황이 매우 어렵게 되므로, 오히려 한국을 향한 대남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위한 여러 조건을 마련한 차원"으로 봤다.
정부는 현재의 교착상태를 해결하려면 결국 북한이 제시한 '근본문제'를 다뤄야 하며, 이를 위해 남북미 삼각 외교채널 복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민 실장은 "북한으로서도 새로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 불확실성을 완충·대응할 필요가 크다"며 "북한이 남북미 삼각 채널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고, 남측이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모양새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이번 당대회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으로서는 총비서라는 막중한 위치에 오른 상황에서 우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 부문 성과를 내야 한다"며 "이민위천이 주목해야 할 새로운 담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신들의 경제상황을 '현실적'으로 판단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김 총비서는 개회사에서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자인한 바 있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건 위기로 무역 극감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현실성을 고려해 목표를 신중히 잡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야심 찬 계획들을 내놨던 7차 당대회와 달리, 8차 당대회에서는 금속·화학·농업·경공업 등 정말 필요한 부분을 중심과업으로 정했다"면서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가 개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조치를 미세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성을 하늘처럼 섬긴다는 '이민위천' 정신을 강조하며 북한 주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강조했음에도 정작 뾰족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북한의 경제기조가 지난 7차 당대회에 비해 폐쇄적으로 돌아섰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박원곤 교수는 "7차 당대회 때는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가는 모습이 강했는데 이번 8차 당대회에서는 비서국을 부활시키는 등 전통적인 사회주의·공산주의 체제로 회귀하겠다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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