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애플의 '수평분업 생산', 자동차산업 지각변동

황민규 기자 입력 2021. 1. 13. 15:11 수정 2021. 1. 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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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카, '수평적' 생산모델 도입 전망…"아이폰 만들듯 차 만든다"
잠재적 애플카 부품업체들, 벌써부터 세계 투자자 관심 집중
애플카 위탁 생산기업은 캐나다 마그나, 폭스콘 등 경합
자동차업계 "완성차 업체들이 IT 기업 하청업체로 전락 우려"

애플의 전기차(EV) 사업 진출이 사실상 공식화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애플식 생산모델'이 세계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애플이 아이폰처럼 수직적 통합 모델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세계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13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미국, 유럽의 자동차 시장조사업체들의 분석을 인용해 "애플이 만드는 자동차는 자동차 분야의 첨단 기술 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으며 기존에 전기차 주요 자동차 부품들이 다른 종류로 변화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자동차 부품 생태계에 지각변동에 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만든 자동차를 상상한 이미지 컷. /트위터 캡처

이같은 전망에 시장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과 중화권 매체들 사이에서 애플의 자동차 산업 진출이 기정사실화된 보도가 나간 이후 미국, 중국 등지에 애플의 잠재적 공급사로 여겨지는 첨단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여기에 애플의 잠재적인 부품 공급사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우선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Lidar) 센서 제조업체인 벨로딘라이다 등은 최근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기업인 컨템포러리 암페렉스 등에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아직 애플의 EV 프로젝트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의 자동차 설계와 생산에 스마트폰 개발, 생산 노하우를 활용하고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각국의 부품사들을 경쟁시키는 방식의 수평적 분업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이 자동차의 디자인과 설계를 맡고 한국, 일본, 미국 등지서 핵심 부품을 조달해 중국이나 캐나다 등지에서 완성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닛케이는 "애플의 이같은 수평적 자동차 생산 모델은 기존 완성차 기업들이 택해온 수직적 모델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자동차 기업들은 디자인부터 제조 등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수직적 통합 모델을 택해왔다"고 설명했다.

애플뿐 아니라 다른 전자·IT 기업들도 속속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등도 애플과 비슷한 전략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투자해온 바이두도 마찬가지다. 바이두가 자동차의 디자인과 설계, 소프트웨어 등을 설계하고 중국의 지리자동차가 하청을 맡아 생산하는 방식이다.

애플이 어떤 기업에게 자동차 외주 생산을 맡기게 될 지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외신에서는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 회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애플카' 완제품 생산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과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폭스콘이 수주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애플 측은 아직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은 바 없다.

한국의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애플과의 협업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완성차 생산 능력과 전기차 개발 역량,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하면 현대차 외에도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미국의 GM이 유력한 파트너사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모두 현재 전기차 플랫폼 제작 능력이 있는 회사다.

반면 자동차업계에서는 애플의 자동차 산업 진출이 기존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전통적인 생산 방식의 지각변동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들을 대형 IT 기업들의 하청업체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닛케이는 일본 대형 자동차업체 임원을 인용해 "벌써부터 기존 자동차 업체들, 부품사들이 애플의 하청업체가 되어 독창성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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