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용수 할머니 명예훼손 혐의 방송인 김어준 불기소 처분
[경향신문]
검찰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발된 방송인 김어준씨(52·사진)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박현철)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김씨를 불기소 처분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서울서부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수사를 받았다. 사준모는 김씨가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각종 의혹과 관련한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다음날인 지난해 5월26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배후설’을 주장하는 등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씨는 방송에서 ‘할머니 이야기와 최용상 가자인권평화당 대표의 주장이 비슷하다’, ‘기자회견 문서도 할머니가 직접 쓴 게 아닌 것이 명백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할머니는 김씨의 방송 이틀 뒤인 5월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는 치매도 아니고 바보도 아니다. 백번 천번 얘기해도 나 혼자 했다”며 배후설을 반박했다.
1차 수사를 담당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김씨가 방송에 나와 한 발언이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명예훼손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경찰과 달리 “김씨의 의혹 제기 발언들은 단순 의견 표명으로 보기 어렵고, 의혹 제기의 내용을 이루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가 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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