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중간광고, 47년만에 허용..규제 혁신, 타매체 광고 484억 이동

김현아 2021. 1. 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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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방송시장활성화 정책방안 발표
뉴스에도 중간광고 허용..편법 광고 사라지나
시청자 고지 의무 강화로 시청권 보호 보완
신문 200억 등 타매체 광고 484억 이동..지상파 수입 1천억 늘어
방송 생태계 활성화 차원 vs 인쇄매체 고사 충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47년 만에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중간광고를 허용한다. 1974년 3월이후 금지됐는데 방송통신위원회(위원회 한상혁)가 13일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의 방송법시행령 개정을 의결했다.

지상파 중간광고는 ▲케이블, 위성 및 라디오 방송에서는 중간광고가 이뤄지고 있고 ▲보수 정부 시절인 2007년 방송위원회도 지상파 방송의 중간광고 범위를 확대하려고 한 바 있으며 ▲해외에서도 BBC나 NHK 등 상업광고가 금지된 공영방송외에는 공·민영 지상파와 유료방송 모두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때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YMCA 등 시민사회 단체 대부분은 시청권 제한을 이유로 반대하고,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으로 광고를 뺏기는 신문협회 등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보수 매체에서는 4월 7일 서울·부산 지자체장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지상파 방송사에 ‘광고 퍼주기’를 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뉴스에도 중간광고 허용..편법 광고 사라지나

방통위는 이번에 현행 유료방송에 적용되는 시간·횟수에 동일하게 지상파 중간 광고를 전면 허용했다. 1회당 1분 이내, 45분 이상 1회, 60분 이상 2회, 이후 30분당 1회를 추가해 최대 6회가 가능하다.

다만, 시청권 보호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스스로 프로그램의 성격과 주 시청대상을 고려해 하도록 하고, 편법으로 해 왔던 분리편성광고(PCM)와 중간 광고의 통합 기준을 마련했으며, 중간광고 시작 전에 자막으로 고지하게 해서 시청자가 중간광고가 있음을 알도록 했다. 또, 중간광고 이후 영향 평가를 통해 시청자의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됐는지도 살피기로 했다.

이를 두고 SBS ‘펜트하우스’ 드라마에서 1,2부로 드라마를 나눠 중간에 광고하는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편법으로 분리편성광고(PCM)를 해온 만큼 중간광고 허용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하지만 중간광고가 전면적으로 허용됐을 때는 상황이 달라져, 과도한 광고로 시청자들의 시청 흐름을 방해할 것이란 비판도 상당하다.

신문 200억 등 타매체 광고 484억 이동..지상파 광고 1천억 증가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이 미디어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이유는 신문과 유료방송(IPTV·케이블TV·위성방송)등의 광고를 뺏아가기 때문이다.

중간광고 허용으로 지상파 방송사에는 한 해 약 1100억 정도 광고 수입이 늘어나고 이중 630억 원 정도는 새로운 광고로 창출되나, 나머지 484억 정도는 다른 매체 광고가 지상파에 중간광고 쪽으로 흡수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온바 있다. 다른 매체에서 이동하는 484억은 신문 200억원,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108억 원이었다.

조선일보 출신인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런 연구 결과로 인해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은 신문의 밥그릇을 빼앗는게 확실하다”면서 “그래서 2017년도에 방통위가 추진할 때에도 신문협회를 비롯한 유관 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중간광고를 막았더니 PCM이라는 이름으로 편법을 했다는 점에서 중간광고에 PCM을 통합한 것은 맞다. (뉴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방송이 고사할지도 모르겠다는 위기 의식은 공감하나, 그에 못지않게 한 나라에서 인쇄 매체가 갖는 정신 문화적 의미도 있다. 지상파 중간 광고 허용으로 신문이 고사한다면 정부가 할 일은 아니”라고 했다.

‘삼성전자’와 함께하는 여름철 음식 보관법 등 가능해져

이외에도 방통위는 ‘광고 프리존’ 제도를 통해 지상파 등 방송에서도 창의적인 광고가 가능하게 했다.

방통위는 일정 시간대에는 광고의 종류·시간·크기 등 형식 규제를 면제하는 ‘광고 프리존 샌드박스’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이를 테면 지상파나 종편의 아침 프로그램에서 삼성전자 냉장고 광고를 보여주면서 여름철 음식 보관법에 대해 방송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방통위, 지상파 투자와 경영혁신 챙길 것

방통위 역시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이 시청권 침해나 지상파 광고 몰아주기가 되지 않도록 지상파가 늘어난 재원을 콘텐츠 투자 확대에 쓰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3사 재허가 때 자체 경영혁신안을 마련해 이행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중간광고 허용으로 국내 최대 콘텐츠 제작기지인 지상파 방송사들이 넷플릭스나 디즈니+에 밀리지 않고 질 좋은 한류 콘텐츠를 생산하는 선순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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