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농협도정공장서 쌀 27톤 증발, 어디로 갔을까

안관옥 2021. 1. 1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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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의 농협미곡종합처리장에서 쌀 27t이 사라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진군농민회 등 지역단체는 13일 농협중앙회 강진군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진농협 미곡종합처리장(Rice Processing Complex·생산한 벼의 수집 건조 저장 도정 포장 판매 등을 일괄처리하는 시설·이하 RPC)에서 발생한 쌀 횡령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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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대금 5000만원 용처 수사해야
전남 강진의 농협종합미곡처리장.

전남 강진의 농협미곡종합처리장에서 쌀 27t이 사라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진군농민회 등 지역단체는 13일 농협중앙회 강진군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진농협 미곡종합처리장(Rice Processing Complex·생산한 벼의 수집 건조 저장 도정 포장 판매 등을 일괄처리하는 시설·이하 RPC)에서 발생한 쌀 횡령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농민단체는 이날 농협에 진상규명 요구서를 전달하고, 오는 20일 형사고발을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등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일 방침이다.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강진농협RPC에서 보관하고 있던 재고미(현미) 27t이 무게를 재는 등 판매 절차 없이 감쪽같이 사라지면서 비롯됐다. 공장장 ㅂ씨는 2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이런 사실을 알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11월7일부터 10일 동안 RPC법인 자체 감사, 11월16일부터 5일 동안 농협중앙회 특별 감사가 이뤄졌다.

농협중앙회는 이달 말이나 2월 초에 구체적인 감사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자체 감사 결과를 보면 대표이사 ㄱ씨와 마케팅 담당 ㄴ씨 등 2명은 지난해 8월 미곡판매업체 2곳에 쌀을 넘기고 대금 5000만원을 받았지만 정상적인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다. 이들은 5000만원 중 3000만원은 판매업체 2곳에 마케팅장려금 명목으로 되돌려주고, 2000만원은 개인적으로 보관 중이었다. 말썽이 일자 이들은 “영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쌀 일부를 손실 처리했다”며 뒤늦게 전액을 입금했다. RPC법인은 지난해 11월 이들의 업무를 정지시킨 데 이어 지난 6일 이사회를 열어 ㄱ씨는 해임하고, ㄴ씨는 징계위에 회부했다. 하지만 판매대금이 회수돼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고, 피해 액수가 5천만원 이하라는 이유로 형사고발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농민들은 “이번 비리는 빙산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농협운영의 개혁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해묵은 농협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자기들만의 비밀왕국을 깨부수어야 한다”며 “사건이 8월에 발생했는데도 11월에야 늑장 감사를 진행했고, 문제를 제기한 공장장이 지난 1일 극단적 선택을 할 때까지 어떤 보호도 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고 분개했다.

농민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건 발생 이후 법인의 이사회의록과 감사보고서를 모두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들에 맡겨 회계감사를 다시 진행하라”며 “숨진 공장장이 명예를 되찾을 수 있도록 예우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농민조합원을 사외이사로 참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광석 강진군농민회 사무국장은 “법인과 농협이 횡령한 전 대표 등을 고발해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공장장 ㅂ씨가 문제 제기 뒤 넉 달 동안 조직논리를 앞세운 온갖 회유와 압력에 시달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오죽하면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 RPC법인은 강진지역 단위농협 5곳이 출자해 설립했으며 직원 15명이 한해 25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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