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사극 방패 삼는 無근본 '철인왕후' 낯 뜨거움이 남긴 것[TV와치]

서유나 입력 2021. 1. 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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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초기 이미 한차례 불거졌던 역사 왜곡 논란을 차치하고도 여전히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극본 박계옥, 최아일 / 연출 윤성식, 장양호)의 시대를 다루는 깊이감이 의문을 자아낸다.

지금껏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많고 많은 퓨전사극 드라마가 있었으나 '철인왕후'만이 논란의 중심에 선 상황, 제작진이 그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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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방영 초기 이미 한차례 불거졌던 역사 왜곡 논란을 차치하고도 여전히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극본 박계옥, 최아일 / 연출 윤성식, 장양호)의 시대를 다루는 깊이감이 의문을 자아낸다. 그저 로맨스와 코미디를 위해 무게 없이 이용되는 역사 및 실존 인물들. '퓨전'은 도대체 어디까지 이 드라마의 방패막이가 될 수 있을까.

앞서 '철인왕후'는 실존 인물인 철종과 풍양 조씨, 안동 김씨 두 가문을 두고 희화화한 대사, 설정을 보여 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와 더불어 신정왕후 후손 풍양 조씨 종친회까지 나서 불쾌감을 드러내자 공식 홈페이지 인물 소개에서 '풍양 조문'을 '풍안 조문'으로, '안동 김문'을 '안송 김문'으로 수정한 드라마 측.

하지만 여전히 이 드라마가 현실 역사를 다루는 무게감은 시청자들에게 의문의 대상이다. 고작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인물 소개 한 글자 고치기가 시청자들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철종'이라는 너무도 익숙한 왕명 그리고 그 시절 수렴청정, 삼정의 문란 묘사가 주는 지극한 현실감 때문이다. 결국 시청자들은 그 현실감 탓에 오직 로맨스와 코미디 서사로만 이용되는 역사와 조선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각종 설정, 상황들에 난색 한다.

드라마 속 김소용(신혜선 분)은 중전의 신분으로 순원왕후(배종옥 분)의 눈에 들기 위해 수라간에 출입해 요리를 하고 최초의 마스크팩 미인막을 만들어내며, 사가에 나가선 돈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성의 주머니를 턴다. 물론 그 백성은 도적으로 묘사되긴 하나 극의 배경이 삼정의 문란으로 백성 수탈이 극에 치달아 멀쩡한 백성도 도적 무리에 합류하던 때임을 생각하면 이 얼마나 역사에 무지한 에피소드인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주야장천 백성을 위한 개혁을 부르짖던 철종(김정현 분)조차 이 일에 동참하니 시청자 입장에선 더욱 황당할 수밖에. 무엇 하나 극에 무게를 잡아주는 축이 있으면 좋으련만, 제법 그 역할을 하나 싶던 철종의 개혁 의지마저 고작 코믹 장면 하나를 위해 설정상 구멍을 만들고 마니 역사 왜곡부터 캐릭터 설정까지 도무지 낯 뜨겁지 않은 요소가 없다.

이처럼 '철인왕후'가 무서울 것 없이 허문 조선 왕실의 근간은 '역사 왜곡'이라는 오명이 됐고, 가볍고 허술하게 다룬 모든 인물과 사건들은 '근본 없다'는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퓨전이라는 이름 하 도대체 어디까지 역사를 뜯어내고 이것저것 끼워 맞춰 재조립할 수 있는지, 퓨전사극 극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은 어디까지인지 시청자들조차 고민에 빠진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철인왕후'는 퓨전사극이 허물 수 있는 선의 허용범위를 넘었다는 점이다. 적절한 무게와 깊이를 지킬 수 없다면 현실을 지나치게 끌고 와선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이 드라마가 남긴 유일한 교훈이 아닐까. 지금껏 실존 인물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많고 많은 퓨전사극 드라마가 있었으나 '철인왕후'만이 논란의 중심에 선 상황, 제작진이 그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12%대 시청률이 마냥 자랑스러운 성적표가 아닌 책임감의 지표가 되어야 한다. (사진=tvN '철인왕후')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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