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애플 by 현대차와 현대차 by 애플

2021. 1.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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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by 애플' vs '애플 by 현대차'

 애플과 현대차의 전기차 개발 협업이 화제다. 하지만 양사의 협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엇갈린다. 당장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 것으로 보는 것과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미래 모빌리티로 향하는 과정에서 둘의 협업은 필요할 수 있지만 결국 종착역에선 경쟁이 불가피해서다. 그만큼 IT와 자동차 제조사의 행보가 조금씩 겹쳐진다는 방증이다. 이해 당사자인 현대차그룹은 "확정된 바 없는 검토 단계일 뿐"이라며 극도로 신중한 입장이다. 반면 애플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둘은 과연 손을 잡을까? 쏟아지는 시장의 다양한 의견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고 있다. 

 -애플, 현대차에 위탁생산 요구?
 일각에서는 애플 아이폰을 대만 폭스콘이 위탁 생산한다는 점에서 현대차 또한 애플로부터 위탁 생산 제안을 받은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만 맡긴다면 애플이 중국이나 인도 업체와 손잡는 게 현명하지만 자동차는 여전히 제조 기술이 중요한 산업이어서 현대차를 눈여겨 봤다는 것. 하지만 이를 현대차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동차는 생산 뿐 아니라 유통과 판매 과정에서 나오는 수익 또한 적지 않아서다. 실제 외신 등에서도 현대차의 애플카 위탁 생산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안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애플, 공동 차종 개발?
 위탁 생산의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현대차와 애플의 합작 법인 설립을 예측하고 있다. 양사가 법인을 별도로 설립해 새로운 차를 만들어 진출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가 제조 기술 및 플랫폼을 제공하고 애플은 AI와 자율주행 알고리즘 등을 공급해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다. 뼈대에 해당하는 전기차 플랫폼은 현대차의 E-GMP를, 두뇌에 해당하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운영체제(OS) 등은 애플 것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애플로선 구글 안드로이드와 달리 독자적인 OS를 사용해 온 만큼 현실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데이터의 주도권을 애플이 가지게 되는 셈이어서 현대차 또한 받기 쉽지 않은 카드다. 게다가 현대차도 자율주행 등의 지능 고도화에는 상당한 투자를 단행하며 수준을 높여가는 과정에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합작을 해도 현대차가 얻어갈 것이 별로 없음을 주목하고 있다. 애플의 브랜드 가치와 충성도 높은 일부 고객을 확보하는 것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박재용 자동차평론가는 "미래 경쟁사가 될 수도 있는 애플에게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하고, 자율주행 등 빅데이터를 확보하기 용이한 운영체제를 넘겨주는 것은 오히려 현대차에 불리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애플이 획득한 주행 데이터를 현대차와 공유한다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공유를 애플이 허용할 지는 미지수다. 

 -현대차 애플 에디션?
 현대차로서 가장 좋은 협업은 애플과 손잡고 현대차 애플 에디션을 내놓는 일이다. 현대차 전기차 일부 차종에 애플 IOS를 입힌 '애플카 라인업'을 만드는 방식이다.하지만 이 경우 애플은 현대차의 공급사일 뿐 대등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 따라서 애플은 오히려 애플 현대차 에디션을 원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둘의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둘이 손잡고 제품을 개발했을 때 현대차가 원하는 것은 '아이오닉5 by 애플, 아이오닉6 by 애플'이지만 애플은 '애플카 by 현대차'일 수 있어서다. 

 이처럼 자율주행과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자동차와 IT 기업의 영역 구분은 점차 흐려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의 아군도, 내일의 적군도 없는 전쟁터에서 관련 기술의 융복합과 업체 간 협업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이런 시점에 현대차와 애플의 협업 얘기가 흘러 나왔으니 파장은 적지 않다. 과연 현대차와 애플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표면적으로는 흥미로운 협업일 수 있지만 파고들면 서로 받을 수 없는 절대적 방어선 또한 만만치 않은 그림이다. 

 오아름 편집장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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