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시각] '벼락거지'..한탄만 할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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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신작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에서 위기 시, 가장 분노하는 이들은 중산층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직접 "주가 3000시대를 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 전망이 밝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초저금리 시대다.
전 세계적으로 소득보다 자산이 더 많은 돈을 버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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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신작 ‘위기의 시대, 돈의 미래’ 에서 위기 시, 가장 분노하는 이들은 중산층이라고 말했다. 일자리나 돈은 물론 자녀를 교육할 기회까지 잃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화가 난다는 주장이다.
요즘 국내에서는 ‘벼락거지’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집값과 주가 상승으로 단숨에 몇 년치 연봉을 뛰어넘을 만큼 자산을 불린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의 처지가 대비되면서 나온 말이다. 부동산 자산 양극화는 역대 최대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의 상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9억5160만원으로, 하위 20% 평균값 1억1192만원보다 8.5배가 높다. 이 통계가 집계된 2008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새해 들어선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어서면서 각종 성투(성공적 투자) 경험담이 인터넷커뮤니티에서 인증되면서 이젠 월급통장의 숫자까지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다 보니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집이야 대출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당장 접근이 어렵지만 비대면으로 주식투자 계좌 만드는 데는 몇 분이면 충분하다. 지난 10일에는 개인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최대 규모인 4조4921억원을 순매수했고, 다음날도 2조원이 넘게 사들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 여윳돈은 2000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9월 말 기준 현금·예금 잔액이 1931조7076억원으로, 부동산과 증시를 넘나들며 자산 가격을 올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마침 주가를 결정하는 주요한 부분인 기업이익에 대한 전망도 좋다. 올해 기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 기준으로 130조원이 예상된다. 전년 전망치인 89조원 대비 40~50% 성장이 예상되는 것이다. 주가는 이익의 함수다. 실적이 좋고 수급마저 받쳐주면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지 않는 한 돈은 꾸준히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지속적으로 소득 주도 성장을 추구했으나 결과적으론, 투자 주도 성장의 시대가 됐다. 소득은 제자리인 반면, 투자가 자산을 늘리고 있다. 정부도 지금 증시로의 자금이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 자산시장 과열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주대상은 부동산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직접 “주가 3000시대를 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면서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 전망이 밝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인이 수익을 추구하는 게 자연스러운 시장경제에서, 한 채뿐인 집값이 오르거나 월급을 모아 투자한 주가가 올랐다고 탓할 수는 없다. 다만 최근의 자산 가격 상승 가운데 부동산,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집값 급등은 정부 정책의 더 자극한 부분이 커 보인다. 공급이 부족한 데 수요를 잡았고, 다주택자를 줄인다면서 탈출구를 봉쇄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양도세 완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그 방증이다. 주택시장에서는 인허가와 규제권을 가진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초저금리 시대다. 은행 예·적금으로 자산 불리던 시대는 20세기에 끝이 났다. 전 세계적으로 소득보다 자산이 더 많은 돈을 버는 시대다. 양극화는 그 결과다. 개인도 ‘벼락거지’ 한탄만 해서는 곤란하다. 이제 자산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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