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알케미스트PE와 두 번째 딜 마친 SK그룹

강우석 입력 2021. 1. 1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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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자회사 TNS 2900억에 처분..SK 후순위 출자도 참여

[본 기사는 01월 12일(09:2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이하 알케미스트PE)와 두 번째 인수·합병(M&A) 거래를 성사시켰다. SK건설이 보유한 알짜 자회사 지분을 전량 팔아치운 것이다. 시장에선 두 회사가 그만큼 가까운 사이임이 '또 한 번' 확인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SK건설은 지난 8일 공시에서 자회사 'SK TNS' 지분 100%를 알케미스트PE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보통주 16만주를 총 2900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양 측이 SK TNS의 주당 가치를 181만2500원을 산정한 것이다. 두 회사는 별도의 재무자문사 없이 거래를 직접 협상했다.

알케미스트PE는 SK TNS를 인수하기 위한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SK건설은 이 펀드에 약 600억원 어치를 출자해 후순위 부문(트렌치)을 책임진다. SK건설에겐 향후 SK TNS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우선매수권이 부여됐다.

알케미스트PE는 SK건설 참여분을 제외한 약 2300억원 어치를 국내외 출자자(LP)로부터 모집해야 한다. 시장 관계자는 "알케미스트PE는 인지도가 낮고 자금회수 이력도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드 투자처(SK TNS)의 현금창출력이 빼어나기 때문에 펀딩 작업이 어렵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이 알케미스트PE와 거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3월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사업부 및 청주 생산공장(Fab4) 인수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그래비티-알케미스트 컨소시엄이 조성한 펀드의 출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SK TNS 매각과 마찬가지로 후순위 트렌치를 책임지며 향후 잔여 지분을 되사들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SK티엔에스는 SK그룹의 기지국·중계기·광선로·전용망 등 통신망 공사를 전담한다. 과거 SK건설 사업부 중 하나였으나 지난 2015년 별도의 회사로 분리됐다. B2B 사업 모델이라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그룹 내에선 알짜 회사로 꼽혀 왔다. 결산일이 매년 6월인 SK티엔에스는 지난해 7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6539억원의 매출액과 399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최근 3년동안의 평균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500억원, 411억원 수준이다. 전체 매출에서 그룹사 일감이 약 98% 정도여서 수익성이 안정적인 편이다.

SK건설의 이번 행보는 비핵심자산 정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앞서 수처리 폐기물 업체 TSK코퍼레이션 지분 전량(16.7%)을 KKR에 1968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지난해 SK건설은 폐기물 처리부문 1위 회사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건설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및 신에너지 중심으로 바꾸고자 SK TNS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며 거래의 배경을 설명했다.

알케미스트PE는 지난 2017년 설립된 사모펀드다. 창립자인 구본석 씨는 2018년 4월까지 회사를 이끌었으나 새로운 회사(아든파트너스)를 만들며 떠났다. 그 이후부터 알케미스트PE는 이재경 대표가 이끌고 있다. 그는 다이와증권과 HSBC, 크레디트스위스,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 TPI 메가라인(TPI Megaline) 등을 거쳤다. 알케미스트는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코스닥 상장사 '하이셈'을 인수한 이력이 있다. 블라인드펀드는 아직 없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알케미스트PE 경영진들이 SK그룹 오너 일가와 끈끈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SK가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PEF와 소통하는 그룹사이긴 하지만, 알케미스트PE와 접점을 이어온 것은 뜻밖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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