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의 금감원 작심 비판에 은행권 "시원하다"..키코 보상은?

송상현 기자 2021. 1. 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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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외환파생상품 키코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날선 비판을 가하면서 최근 보상기류로 돌아선 시중은행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에 발언에는 은행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만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금감원이 때리면 손을 들 수밖에 없어 최근 보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지 은행 스스로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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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키코 배상 이유없어, 금감원 포퓰리즘적인 판단"
은행권 "할말 한것" 평가..금감원 영향력 달라 보상기류 이어질듯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 뉴스1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외환파생상품 키코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날선 비판을 가하면서 최근 보상기류로 돌아선 시중은행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시중은행들은 이동걸 회장의 발언에 대해 '할말을 한 것', '시원하다'며 크게 공감하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이 금감원의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국책은행인 만큼 시중은행의 판단에까지 힘을 실어주긴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시중은행은 이달 열릴 이사회에서 키코 배상 문제를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지난달 분쟁 자율조정을 위한 은행협의체에 참여한 신한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보상하기로 결정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송년기자간담회에서 두 은행의 보상 결정을 언급하며 "또 한 은행도 (보상과 관련해) 말씀을 주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배상 권고를 거부하고 자율조정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아온 산업은행이 전날 금감원에 대한 작심 비판을 하면서 은행권도 술렁이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키코와 관련해 "배상할 필요도 없고 이유도 없고 배상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배상 (불가)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분조위를 통해 배상을 권고한 금감원에 대해서도 "논리적인 의미보다는 정치적인 또는 포퓰리즘적인 판단이 아니었나 우려한다"며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미래를 걱정해야 할 텐데 과거 일을 갖고 자꾸 떠들고 앉아 있으면 언제 새로운 일을 하느냐"고 쓴소리했다. 그는 배상 거부 이유에 대해 Δ판정에 대한 법리적 이해 불가 Δ법률적으로 종결된 사안 Δ피해기업에 대한 의구심 등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시중은행은 이동걸 회장의 작심 발언에 놀라면서도 대체로 '할 말을 한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에 발언에는 은행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만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금감원이 때리면 손을 들 수밖에 없어 최근 보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지 은행 스스로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사이다 같은 발언이라고 느꼈다"며 "최근 보상을 결정한 은행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차원이지 법적 배상책임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설명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지만,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가입한 일부 중소기업들이 큰 손해를 봤다. 지난 2013년 대법원은 키코가 불공정 계약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분조위는 2019년 12월 은행 6곳(신한·하나·대구·우리·씨티·산업은행)의 불완전 판매책임을 물어 피해 기업 4곳에 대한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나머지 147개 피해기업에 대해선 분조위의 분쟁조정 결과를 토대로 은행에 자율조정을 의뢰했다.

은행협의체는 6개 은행 외에도 키코 상품을 판매했던 국민·농협·기업·SC제일·HSBC은행이 포함돼 총 11개 은행이 참여한다. 이중 분조위의 결정을 유일하게 받아들인 우리은행과 은행협의체 참여를 가장 먼저 발표한 하나은행이 신한은행과 씨티은행에 이어 추가 보상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시중은행은 금감원을 바라보는 태도 자체가 전혀 다르다"며 "이동걸 회장의 발언이 대세에 영향을 주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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