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내가 아플때 지켜줘서 고맙고 사랑해.. 이젠 엄마의 인생을 응원할게"

기자 2021. 1. 13. 11: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안녕, 엄마.

엄마한테 보내는 편지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엄마가 나의 '엄마'라는 건 어디서든, 언제든 절대 변함없는, 내게 너무나도 소중하고 감사한 사실이야.

하지만 나를 세상에서 제일 잘 알고 이해해주는 엄마는 언제나처럼 내 마음을 알아채고 미소 지어 주겠지? 엄마, 항상 고맙고, 나는 언제나 엄마를 쉼 없이 사랑하고 있어.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장관賞 송다연

To. 나의 안식처, 엄마

안녕, 엄마.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 다연이야. 엄마한테 보내는 편지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그렇지? 더 늦기 전에 엄마한테 꼭 하고픈 이야기가 있어서 천천히 글자를 적어 내려가.

잔병치레도 없이 병원과는 담을 쌓고 줄곧 건강하게만 자라오던 나였기에 갑자기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더욱 놀랐지? 엄마, 나는 그때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 와서 우는 엄마를 보고 덜컥 겁이 나서 차마 아무것도 묻지 못했어. 내가 갑작스럽게 아파 병원에 가게 된 그날부터 마지막 외래진료를 마칠 때까지 엄마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다 못해 재가 차갑게 식을 때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걸 잘 알고 있어.

엄마가 언제나 내 곁에 있어 줬기에 내가 병원에서의 시간을 씩씩하게 견뎌낼 수 있었어. 갑자기 조그맣고 딱딱한 보호자 침대 위에서 불편하게 자던 엄마 모습이 떠올라 너무 미안해지네. 그런데 엄마, 사실 나는 엄마가 걱정하는 것만큼 병원에서의 기억이 나쁘지만은 않아. 지금에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나는 ‘추억’이라고도 말할 수 있어. 물론 엄마를 고생시키고, 아파서 힘들었던 시간까지 좋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나는 병원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면 아팠던 기억보다는 학교에서 지루하게 보내야 할 시간(^.^)에 엄마랑 병원 매점에서 아이스크림 먹던 기억, 손잡고 산책하던 기억, 나란히 누워 드라마 보던 기억처럼 좋은 기억들이 내 머릿속을 가득히 채워 나가. 내가 이렇게 병원에서의 기억을 밝게 물들일 수 있었던 건 그 누구도 아닌 온전히 엄마 덕분이야.

사랑하는 엄마, 엄마한테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한 가지 있어. 나는 더 이상 엄마가 내 인생의 관객이 아닌, 엄마 인생의 주인공이었으면 해. 엄마가 나의 ‘엄마’라는 건 어디서든, 언제든 절대 변함없는, 내게 너무나도 소중하고 감사한 사실이야. 그런데 소중하고 감사하게 여기는 이 사실에 얽매여 엄마가 엄마의 진짜 ‘이름’을 놓지 않았으면 해. 엄마의 무대를 허둥지둥 마무리 짓고 내려와 나를 향해 박수만 보내주고 있기엔 엄마는 너무 아까워, 넘치게 멋있는 사람이야.

앞으로 더 자랑스러운 엄마의 딸이 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게. 고맙다고도 말하고 싶은데 ‘고마워’ 이 세 글자에 엄마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다 담길지 모르겠어. 하지만 나를 세상에서 제일 잘 알고 이해해주는 엄마는 언제나처럼 내 마음을 알아채고 미소 지어 주겠지? 엄마, 항상 고맙고, 나는 언제나 엄마를 쉼 없이 사랑하고 있어.

2020년 7월 7일 화요일

From. 엄마의 안식처가 되고픈, 딸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