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적지원금 카드깡 등 문경대 축구부 총감독 비리 의혹..설명없는 총감독, 문경대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2021. 1. 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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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경상북도 소재 문경대학교(신영국 총장) 축구학과장 겸 남녀 축구부 총 감독에 대한 각종 비리 의혹이 내부고발로 제기됐다. 총 감독이 공적 지원금 유용, 수년간 자문비 수령, 석연치 않은 엔트리 작성 등을 했다는 내용이다.

김대원 문경대 여자부 감독은 최근 본지와 수차례 인터뷰에서 “총 감독이 수년 동안 남녀 축구부 공적 지원금을 카드깡 등으로 빼돌린 뒤 코치 통장으로 모았고 그 중 상당 액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여자부는 2018년 창단됐다. 여자부 창단 대학은 한국여자축구연맹(오규상 회장), 대한축구협회(정몽규 회장) 심사와 문화체육관광부(박양우 장관) 승인을 거쳐 최대 4년 동안 2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문경대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2억원 중 1억5000만원을 받았다. 여자부 초대 사령탑인 김 감독은 “총 감독은 공적 지원금 중 일부를 남자부 운영비로 쓰면서 남자부 학부모 회비 중 수백만원을 자문비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챙겼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정진택 회장)가 운동부 운영 대학에 주는 지원금도 카드깡으로 빼돌려졌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코치 통장이 사용됐고 코치가 인출해 감독 집으로 가서 돈을 건넨 적도 있다”며 “카톡, 문자, 통장내역, 녹취록 등을 문경경찰서(서동수 서장), 스포츠윤리센터(이숙진 센터장)에 증거로 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운동부 운영 학교은 학교 지정 통장로 회비를 받고 통장도 학교, 학부모가 관리해 비리를 차단한다.

문경대 홈페이지에 나온 대학교 윤리강령과 교수 실천강령.


김 감독은 여자부 엔트리에 허수가 포함됐다는 주장도 했다. 연초 대한축구협회 등이 시행하는 지원금 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실제 축구부로 활동하지 않는 학생들을 엔트리에 넣었다는 것이다. 문경대가 2020년 초 축구협회에 제출한 엔트리에는 36명이 선수로 등록돼 있다. 문경대는 지난해 15차례 공식 경기(2무13패·6득59실)를 치렀는데 36명 중 12명이 단 1초도 뛰지 않았다. 심지어 이들은 경기별 엔트리에 들어간 적도 없다. 학교는 이에 대한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12명 중 4명이 2019년에도 엔트리에 포함됐는데 역시 뛰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남녀 축구부 버스도 코치들이 대출받은 돈으로 샀고 명의도 코치로 했다”며 “남자부 버스는 총 감독이 잔금을 완납했지만 내가 대출받아 산 여자부 버스 잔금(1800만원)은 내가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혹이 외부로 알려진 것은 지난해 여름부터다. 김 감독은 “여자부 학부모가 학교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다”며 “학교는 막내 코치를 정리하는 식으로 의혹을 덮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다른 의혹들도 많다”며 “내가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내가 많은 걸 목도했고 관련 업무도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나도 자금 유용에 관여했다.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답했다.

총 감독에 대한 비리 신고는 문경경찰서에 접수돼 지능범죄수사팀이 수사하고 있다. 이지연 형사는 “자세한 것을 공개할 수 없지만 수사 중이라는 건 맞다”며 “학교에도 수사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스포츠윤리센터에도 신고가 접수됐다. 센터는 접수자와 조사를 진행했고 “수사 결과가 나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와 대한축구협회도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비리가 사실로 밝혀지면 지원금 환수 조치, 지도자 징계 등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KUSF도 지원금 환수 조치를 할 수도 있는 중대 사안으로 보고 있다. KUSF가 문경대에 지원한 금액은 2019년 5295만원, 2020년 6260만원이다.

문경대와 총 감독은 지난 8일부터 기자가 답변을 요구한 10가지 질문 중 9개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유일한 답변은 ‘2021년을 끝으로 축구부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게 맞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한 것이다. 이모 사무처장은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니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도를 보류해달라”고 말했다. 총 감독은 “학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 지금 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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