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안철수·오세훈·나경원'.. 野 새 얼굴은 어디에

박진만 2021. 1. 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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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왼쪽부터) 국민의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오대근 기자·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80여일 앞둔 야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가장 먼저 치고 나가는 분위기다. 그러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안 대표 출마 여부를 조건으로 출마선언을 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13일 출마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미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당선됐거나, 당내 경선 및 본선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새로운 도전자가 아니다. 선거 승리를 위해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야권 내부에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재 영입도 결국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장 보선이 석달도 남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새로운 인물 등장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12일 "이미 서울시장 선거 판세는 안 대표와 우리당 후보의 단일화 문제로 흘러가는 것 같다"며 "새로운 인사에 대한 차출론은 거의 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당 내부에서는 지난달 20일 안 대표가 "야권의 단일후보로 나서겠다"며 출마선언을 한 이후, 오 전 시장과 나 전 의원 등 내부 인사와 안 대표의 단일화 문제로 이슈가 쏠려 있다.

새로운 인물에 대한 필요성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연말까지도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옛날 정치를 답습하지 말고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리고 실제 지난해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국회 본회의 5분 연설과 최장 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화제가 된 윤희숙 의원과 베스트셀러 '검사내전' 저자로 활약한 김웅 의원 등 일부 초선의원들이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으로 회자됐다. 하지만 후보로 꼽힌 의원들이 힘을 받을 만한 내부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고, 이들의 출마 얘기는 흐지부지 됐다.

지난달 안 대표의 전격적 출마선언도 새얼굴 출연에 결과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대중적 인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면서 남은 보선 기간 이를 넘길 수 있느냐에 대한 현실적 고민들이 국민의힘 내부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다. 안 대표에 맞설수 있는 인지도를 가진 오 전 시장이나 나 전 의원 쪽에 무게가 실린 배경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방식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부 경쟁을 통과한다 해도 '안철수'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에 척박해진 환경도 무시할 수 없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5분 발언'이나 '필리버스터' 등을 통해 쌓은 인지도만으로 도전하기에 많은 제약이 따르지 않겠느냐"며 "지난 총선에서도 경험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선거운동 환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3차 온택트 정책워크숍에 참석해 주호영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다만 당 내부에서 '안 대표에 끌려다니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게 변수다. 오 전 시장이나 나 전 의원 경쟁력이 안 대표에게 밀릴 경우, 이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도전자를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확산될 수 있다. 국민의힘과 안 대표간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이 이뤄진다고 해도, 일정상 다음달 말이나 3월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직 당내 후보 선출의 시간이 남은 만큼, 외부 인사를 비롯해 당 내부의 다른 인사들에 대한 출마 가능성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이날 "예비경선에서 신인 후보자가 2인 이상이고 예비경선 결과 상위 4인에 신인이 없을 경우, 신인 중 최다 득표 인원을 본경선에 최종 진출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선 룰에 일단 정치신인 우대조항을 포함시킨 것이다. 초선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결국 당의 이미지는 사람 얼굴로 바뀌는 것"이라며 "새로운 인물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당이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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