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 등정서 소외됐던 대형 제약株, 호실적 기대로 다시 주목 받나

한경우 입력 2021. 1. 13. 10:15 수정 2021. 1. 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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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3000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대형주 쏠림 현상에 소외됐던 제약업계 상위기업들이 작년 4분기 호실적 전망을 내세워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상위 기업들은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갖춘 데 더해 몇 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한 신약 개발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3000을 돌파하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전날까지 유한양행은 7만6600원에서 7만2600원으로 5.22%가, 한미약품은 37만8000원에서 36만원으로 4.76%가, 종근당은 23만5500원에서 20만3000원으로 13.80%가 각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968.21에서 3125.95로 5.31% 올랐다. 지수를 끌어올린 건 시가총액 상위주들이었다. 특히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지난 6일 8만2200원에서 전일 9만600원으로 10.22% 올랐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3조2591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에서 개인이 순매수한 금액 6조7910억원의 절반에 가깝다.

개인투자자가 증시 과열에 흥분해 막무가내로 삼성전자를 쓸어 담은 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도 양호한 작년 실적을 내놨고, 올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수퍼사이클에 진입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밝은 데다, 단기적 이슈로 비메모리반도체 분야 경쟁자인 TSMC의 자회사 공장에서 발생한 정전사고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감이 개인투자자들을 유혹했다.

다만 증권가 안팎에서 코스피 과열에 대한 흥분이 가라앉으면 소외됐던 중소형주도 다시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제약업계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우 수익성과 모멘텀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유한양행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의 평균(컨센서스)은 369억원으로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4.12% 많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다는 전망의 배경은 항암신약 후보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한 얀센으로부터 받은 대규모 마일스톤(기술료)이다. 작년 11월 23일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또 다른 항암신약 후보 아미반타맙의 병용 임상 3상이 시작돼 유한양행은 6500만달러(약 723억원)의 마일스톤을 받아 이중 80% 가량을 작년 4분기에 인식했다.

제약업계에서 가장 먼저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렸던 한미약품은 기술반환의 아픔을 딛고 작년 4분기에는 실적을 정상화시켜 2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증권가 공감대가 형성됐다. 중국이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북경한미의 실적 회복이 점쳐진 데다, 항암신약 후보 오락솔의 중국 판권 이전으로 45억원의 기술료 수익도 챙긴 덕이다. 작년 3분기에는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치료제 후보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반환돼 남은 연구비를 인식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실적 정상화에 더해 올해 한미약품은 신약 2개에 대한 미국 시판 승인을 받아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테넥스가 개발 중인 오락솔의 신속심사 일정은 다음달 28일로 아직 변함이 없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신속심사 일정이 연기된 롤론티스도 아직 일정이 재지정되지 않았지만, 생산 공장인 평택 바이오신공장의 실사만 이뤄진다면 연내 승인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 실적을 가장 많이 성장시킨 제약사 중 하나로 꼽힌다. 새로운 공동판매 품목들이 가파르게 성장한 데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면영업이 제한되면서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3479억원을, 영업이익은 30.5% 늘어난 275억원을 각각 기록했을 것이라고 하나금융투자는 추정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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