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박영선 '아내의 맛' 선거용 이미지 만들기 논란 [TV와치]

이해정 2021. 1. 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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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예능 '아내의 맛'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력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방송을 선거에 이용한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결국 총선 92일 전에 방영된 나 전 의원의 출연분, 바로 다음 주에 송출된 박 장관 출연분 모두 이의 적절성을 판단할 선거방송심의위 자체가 구성되지 않았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방송의 시청률 상승이라는 목표, 정치인의 이미지 만들기라는 목표가 맞아떨어져 '아내의 맛' 정치인 출연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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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해정 기자]

TV조선 예능 '아내의 맛'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력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방송을 선거에 이용한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나경원, 박영선 두 사람의 예능 출연은 예고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지난 1월 5일 나 전 의원이 출연한 '아내의 맛'은 닐슨코리아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 11.2%를 기록했다. 방송 다음 날인 6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단에 관련 키워드를 올리며 관심 몰이에 성공했다. 박 장관 역시 남편 이원조 씨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는 등 방송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아내의 맛'이 이처럼 2주 연속 '정치인의 맛'으로 변신하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정치인 이미지 만들기에 동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두 사람의 '아내의 맛' 출연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진 않는다. 현행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20조 제1항에 따르면 '방송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 선거법의 규정에 의한 방송 및 보도·토론 방송을 제외한 프로그램에 후보자를 출연 시키거나 후보자의 음성, 영상 등 실질적인 출연 효과를 주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돼 있다.

또한 재보궐 선거의 경우 선거방송심의위 구성이 통상 선거에 비해 늦어 선거 60일 전에 구성된다. 결국 총선 92일 전에 방영된 나 전 의원의 출연분, 바로 다음 주에 송출된 박 장관 출연분 모두 이의 적절성을 판단할 선거방송심의위 자체가 구성되지 않았으니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내의 맛' 정치인 연속 출연이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보긴 힘들다. 법적인 문제는 없어도 윤리적인 이슈가 남는 것이다. 우선 특정 당이나 후보가 방송 출연을 통해 부각되면 상대 당이나 후보 입장에서는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다.

'아내의 맛' 입장에서는 방송의 공공성이 훼손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선거 시기를 코앞에 두고 유력 인물을 '아내의 맛'에 출연 시켜 인간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을 위해 존재해야 할 방송이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 만들기에 더 치중하면서 공공성, 중립성을 위배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것이다.

'아내의 맛'이 2주간 나 전 의원, 박 장관을 출연시키면서 시청률 상승효과를 본 것은 맞다. 하지만 동시에 본연의 재미를 잃고 정치인 홍보 효과 수단으로 전락하는 우를 범했다. 시청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 것은 당연지사다. '아내의 맛'은 일종의 정치인 특집을 진행하면서 단기간 화제성을 챙겼을지는 몰라도 프로그램, 심지어 TV조선까지 투명성에 대해 의심받게 됐다. 프로그램과 방송국에 있어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는 것만큼 치명적인 게 또 있을까.

이번 출연으로 긍정적 이미지 만들기에 성공한 나 전 의원과 박 장관도 마냥 얻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정치인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는 시청자도 많을 뿐 아니라 선거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공약 실현이기 때문이다. 좋아 보이는 정치인이 되기에 앞서 좋은 정치인이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방송의 시청률 상승이라는 목표, 정치인의 이미지 만들기라는 목표가 맞아떨어져 '아내의 맛' 정치인 출연이 가능했다. 그 이해관계를 이용한 것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방송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시청자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윤리 의식, 정치인은 이미지보다 국민을 향한 진정성과 공약 실천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캡처)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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