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우주 [취재 후]

2021. 1. 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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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지난가을 강원도 강릉의 안반데기를 찾았습니다. 은하수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경사는 가파르고, 길은 굽이굽이 꺾여 운전하기 위험했습니다. 바람은 매섭게 불어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은하수 풍경은 정말 황홀했습니다. 전망대에 가기도 전에 도로 한켠에 차를 잠시 세우고 하늘을 쳐다봤습니다. 별이 쏟아지는 풍경을 눈에 새기려는 듯 한참을 뚫어지게 쳐다봤습니다. 첫째 아이가 나중에 말하길 하얗고, 약간 붉었는데 긴 바게트 모양 같다고 했습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한참 로켓과 우주에 빠져 있던 아이 덕분에 안반데기도 와보고 은하수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릴 적 저도 우주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아마 대부분의 어린이가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우주과학자가 될 순 없습니다. 도중에 관심사가 바뀌기도 하고, 저처럼 수학과 물리에 좌절해 문과를 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릴 적 꿈을 그대로 키워나간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로켓을 만들고, 위성을 띄우고, 달에 탐사선을 보내려 합니다. 아직 척박한 토양이지만 해외 못잖은 기술력으로 우주기술 자립에 도전하는 이들입니다. 한 로켓 제작 스타트업 대표는 해외 투자를 받을 수 있지만 그러면 회사의 ‘국적’이 바뀌기 때문에 국내 투자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 성공사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불리한 여건도 감수하는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우주산업의 주도권이 정부에서 민간으로 넘어간 ‘뉴스페이스’의 시대를 맞았습니다. 기술 발달로 로켓 발사와 위성 제작 등의 비용이 낮아진 반면 우주관광과 우주자원 채굴의 상업성이 커졌습니다. 우주는 마치 신대륙처럼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습니다. 과거엔 우주 진출이 그 나라의 과학과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종합 성적표이자 국가적 자긍심을 높이는 상징물로서의 가치가 컸습니다. 이젠 거기에 더해 우주 자체의 경제적 가치가 급격히 커졌습니다. 최근 각국 정부가 민간과 손잡고 우주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입니다. 올해 10월 한국형발사체 발사를 앞둔 한국은 우주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추격의 속도를 높여야 할 때지만 우리 인식은 여전히 ‘우리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해봐야 무슨 쓸모가 있지’라는 열패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우주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할 때입니다. 거대 인프라 사업이라 정부는 더 통 크게 지원해야 하고, 기업도 후속 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이 생기도록 성공사례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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