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하게" 조성원 감독 조언, 김시래와 LG 반등을 위해[MD포커스]

2021. 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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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노련해야 한다."

LG 김시래는 KBL을 대표하는 베테랑 가드 반열에 들어섰다. LG의 절대적 에이스다. 신장은 작지만 패스센스와 슈팅능력을 고루 갖췄다. 속공과 2대2 전개능력도 좋다. 올 시즌 30경기서 평균 11.8점 5.5어시스트 2.0리바운드 1.1스틸 3점슛 성공률 36.9%.

다만,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이 길 때가 있다. 기본적으로 생산력이 좋은 가드. 그러나 종종 팀 공격의 밸런스가 깨질 때도 있다. 조성원 감독은 부임 후 꾸준히 이 부분을 지적했다. 물론 선수로선 자신의 스타일을 하루아침에 뜯어고치는 게 쉽지 않다.

LG는 10일 DB전서 김시래의 맹활약을 앞세워 4쿼터에 역전승했다. 기본적으로 DB의 2대2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실책도 많았다. 두경민의 부재도 컸다. 그렇다고 해도 김시래의 승부처 임팩트가 엄청났다. 12일 현대모비스전서 팀은 패배했다. 그러나 김시래는 16점 4어시스트 2스틸로 괜찮았다.

DB전 막판 흥미로운 장면이 있었다. LG 벤치와 공격코트가 같은 쪽이었다. 김시래가 공격 도중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가자 조성원 감독이 김시래를 불러 뭔가 얘기했다. 조 감독은 "경기 중에 일부러 얘기했다. 두 번 공격을 하면 한 번은 빠져 있으라고 했다.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라고 했다.

가드의 시대다. 포인트가드를 평가하는 첫 번째 덕목은 어시스트가 아닌 공격력이다. 김시래 뿐 아니라 다른 팀에도 공을 갖고 플레이 하는 시간이 긴 가드가 적지 않다. 생산력만 좋으면 좋은 가드로 평가 받는다. 그래서 김시래도 좋은 가드다.

그런데 조성원 감독은 DB 이상범 감독과 함께 선수 로테이션을 활발하게 하는 지도자다. 40분 내내 왕성한 공수 활동량을 유지하고, 팀의 장점을 기복 없이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전력이 강하지 않은 LG로선 이 작업이 필요하다.

김시래가 LG의 승부처에 반드시 생산력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옵션인 건 맞다. 대신 조 감독은 김시래에게만 의존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최대한 공격 옵션을 분배,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한다. 활발한 스크린과 패스를 통해 두려움 없이 슛을 던지는 건 조 감독과 LG의 모토다.


김시래의 올 시즌 평균 출전시간은 28분44초. 예년과 큰 차이는 없다. 코트에서 볼 소유시간을 줄이면서, 다른 선수들을 활용해 더 많은 공격옵션을 가져가려고 한다. (물론 조 감독은 승부처에는 김시래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조 감독은 "시래가 두 번 정도 공격을 하면 (박)경상이도 한 번 정도 할 수 있다. 경상이도 2대2를 잘 한다. 윤원상도 슈팅능력이 좋다. 이젠 시래가 좀 더 노련하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투 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김시래의 공 소유시간을 줄여 체력을 비축하게 한다. 덕분에 올 시즌 이원대의 잠재력을 발견했다.

사실 LG를 상대하는 팀의 수비 핵심타깃도 김시래다. 김시래가 공을 갖고 있는 시간이 길수록 LG 공격루트가 단조로워지고 김시래 역시 체력소모가 커질 수 있다. 조 감독은 김시래가 좀 더 간결하게 농구하면 본인도 편해지고, LG도 좀 더 다양한 공격옵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궁극적으로 그렇게 돼야 팀이 강해진다고 본다. 방향설정은 맞다.

LG는 테리코 화이트를 영입했다. 이때 상대 외국인 빅맨 수비는 주로 박정현과 김동량이 맡는다. 그런데 조 감독은 두 사람이 수비만 하길 바라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공격에도 참여하길 기대한다. 또한, 화이트가 컨디션을 좀 더 올리면 자연스럽게 공격횟수를 늘릴 수 있다. 그럴 경우 김시래에게 쉬운 찬스가 생길 수도 있다.

김시래는 "감독님 농구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너무 나만 계속하려고 하지 마라고 한다. 투 가드를 하면 볼 운반도 해주고 나 대신 상대 공격수도 맡아준다. 원상이의 경우 공격력도 있고 농구이해도도 높다"라고 했다.

조 감독은 시즌 전 자신이 세운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수 차례 "성적은 하위권이지만, 팀 분위기는 좋다.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올 시즌은 LG가 더 강해지기 위한 기틀을 다지는 소중한 시즌이다. 그 출발점이 김시래의 스타일 변화와 적응이다.

[김시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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