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을 위한 법령정보의 개방과 공유

입력 2021. 1. 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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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이 되는 사람을 지칭하는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더는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법제처는 누구나 법을 쉽게 찾고 활용할 수 있도록 '법령정보의 대중화'에 힘 쏟고 있다.

법의 보호가 절실한 취약계층일수록 법령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쉽고 완결적인 서비스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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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모범이 되는 사람을 지칭하는 "법 없이도 사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더는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 과거 처벌과 규제 중심의 법령과 달리, 생활에 필요한 정책과 제도의 기준이 법령으로 촘촘히 구체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법을 알아야만 정책의 혜택을 누리며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수급요건과 같은 정책 세부기준도 법령에 정해져 수시로 바뀐다. 하지만 일반 국민이 필요한 법령을 찾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해 법률 전문가에게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그들에게 법의 검색과 해석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법제처는 누구나 법을 쉽게 찾고 활용할 수 있도록 '법령정보의 대중화'에 힘 쏟고 있다. 1998년부터 법령, 조례, 판례 등을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해 왔다. 그 결과 매일 약 60만명의 국민이 이용하는 국가법령정보센터는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법령정보서비스로 인정받을 뿐 아니라,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해외의 벤치마킹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누구나 법령정보를 쉽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얼마 전 공공요금 감면대상자 상당수가 본인이 감면 대상인지 몰라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감면 기준이 공공기관의 규정에 정해져 있는데, 현재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공공기관 규정은 제공하지 못해 그 내용을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을 것이라 짐작된다. 법의 보호가 절실한 취약계층일수록 법령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쉽고 완결적인 서비스가 시급하다.

방대한 법령정보를 한곳에서 완결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법제처는 '법령정보의 관리 및 제공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해 작년 12월부터 시행됐다. 현재는 곳곳에 흩어진 공공기관 규정들을 수집해 데이터로 구축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공공기관 규정이 법령 조문과 연계되어 원스톱으로 제공된다.

각 기관에서만 보유 중인 법령 연구보고서나 번역본도 수집할 예정인데 이를 공공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다. 21세기의 원유로 지칭되는 빅테이터 중에서도 법령 빅데이터는 신산업으로 떠오르는 리걸테크(legal-tech) 시장에서 효율이 높은 에너지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유발 하라리가 쓴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조언'에서는 불평등을 초래하는 요소가 토지와 자본에서 데이터로 이동한다고 한다. '데이터를 가진 자가 미래를 차지한다'는 주장처럼 데이터 즉, 정보는 미래 권력이다. 법제처는 모든 국민이 정보 권력을 차별 없이 누리도록 법령정보의 대중화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국민 모두가 법령에 따른 권익을 공정하게 보장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강섭 법제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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