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필수된 클라우드..공공부문 디지털 전환 앞당길것"
국내 ERP시장 점유율 1위
기업별 솔루션 노하우 쌓여
업계 표준 시스템 자리잡아
이성열 SAP코리아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올해 정보기술(IT) 트렌드도 단연 클라우드다. 우리나라의 금융, 산업, 교육 등 공공과 민간 시스템 전체가 클라우드로 전환되는 중대한 시기다. 과거에는 외국계 솔루션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이제는 글로벌 스탠더드 도입이라는 대전제를 위해서라도 우리 솔루션을 도입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AP코리아는 1995년 한국에 진출한 뒤 꾸준히 고객사를 늘려왔다. 코로나19로 위기를 겪은 작년, 민간 기업을 넘어 공공 분야에도 솔루션 공급에 박차를 가하면서 넥스트 성장 모멘텀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작년에 인천국제공항공사 ERP 플랫폼 구축에 13개월을 들여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부산항만공사에도 ERP 플랫폼을 제공했다. 민간을 넘어 공공으로 지평을 넓힌 한 해였다"고 소회했다. SAP코리아는 이 같은 선전에 힘입어 올 2분기까지 한국에 첫 데이터센터를 설치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기업들이 작년을 버텨내며 디지털전환(DT)만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대면으로 업무하는 게 기본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기업들이 깨달았고, 나라별로 출입이 막힌 지 꽤 됐는데도 비즈니스가 이어지고 있음을 몸소 느꼈다"며 "결국 디지털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게 됐고, 프로세스 표준화와 데이터 표준화로 회사 성과를 극대화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DT에 대해 투자 대비 효과를 분석하는 시대는 끝나고, 기본으로 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회사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자산화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그런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새로운 주도적인 전략을 내놓을지도 고민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라며 "DT가 기업 펀더멘털로 자리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SAP의 ERP 솔루션은 업계 전체가 같은 솔루션을 쓰고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 상장회사 중 85%가 우리 솔루션을 쓰지 않나. 그렇게 많은 기업이 써본 케이스가 있기 때문에 기업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이라며 "재무, 영업, 마케팅, 구매, 인사 등 전체 시스템이 SAP 프로세스로 돌아가기 때문에, 중견·중소기업도 그 시스템을 그냥 도입해서 쓰면 업계 표준 프로세스를 도입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중소기업도 전 세계에서 최다 채택 중인 솔루션을 도입하는 게 편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가총액 5000억원 정도인 회사가 베트남에 지사를 세운다고 가정해보자. 데이터가 표준화돼 있지 않으면 해외 비즈니스가 한눈에 보이지 않는다.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면 전 세계 어느 곳에 지사를 설립해도 통합이 된다"고 밝혔다.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담보하는 것도 솔루션 도입만으로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직원 역량을 스킬업하자, 선진적인 방식으로 일하자'는 회사의 목표는 다른 어떤 방법보다 솔루션 도입이 가장 효과적이다.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시스템을 회사 가치 200억짜리 소규모 기업도 쓰면 직원들은 삼성전자 구성원처럼 일할 수 있게 된다"며 "데이터가 프로세스에 누적되고, 어떤 작업을 했는지 한눈에 명확하게 보이니 업무 투명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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