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복잡한 비번·갱신 필요없는..민간인증서 인기끌 것"

신찬옥 2021. 1. 1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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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
디지털 신분증 'DID 플랫폼'
'코로나 백신 여권' 시장 진출
"이번 연말정산 인증서 전쟁은 공동인증서(기존 공인인증서), 통신사, 금융권, 핀테크의 4파전입니다. 민간인증서가 사용자들이 가장 편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가 승리자가 될 겁니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는 정부가 공인인증서를 폐지하면서 '공급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설명하는 민간인증서의 장점은 네 가지다. 들고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 매년 갱신할 필요가 없다는 것, 복잡한 비밀번호를 외우지 않아도 되고, 보안도 업그레이드되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995년부터 27년째 보안산업에서 일해온 '보안 1세대 리더'다. 라온시큐어 대표로 지문과 안면인식 같은 생체인증(FIDO) 확산과 블록체인으로 보안을 강화한 차세대 디지털 인증기술(DID) 확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양한 사설인증서를 한 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원억세스CX'와 모바일 공무원증 등 디지털 신분증을 쓸 수 있는 DID 플랫폼 '옴니원' 사업도 주도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행정안전부 시범사업을 수주했다.

그는 "대학시절 컴퓨터에 모뎀 몇 개를 연결해 게임전문 PC통신을 운영했다. 그 때부터 가장 중요한 이슈가 '온라인상에서 나와 이야기하고 있는 이 사람이 홍길동이 맞느냐'라고 생각했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유비쿼터스와 IoT 시대가 되면서 사람뿐 아니라 예컨대 자동차 같은 사물, 졸업증명서 같은 서류까지 '가짜가 아닌 진짜가 맞느냐'는 문제는 갈수록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의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과 손잡고 DID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 19 진단 자격증명을 발급하고 저장, 검증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른바 '코로나 백신 여권' 같은 개념이다. 이 대표는 "직원이 자가격리후 업무로 복귀할 때 'COVID-19 면역증명서'를 받았는지 검증하는 것으로 시작해 향후 여행지 예약, 항공탑승시 검증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이같은 온라인 상에서의 자격증명과 신원증명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DID 플랫폼의 기반이 되는 개념인 '디지털 주소(Digital Address)'를 착안하고 글로벌 표준을 만들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협의체 'DID 얼라이언스'를 공동창립해 파트너사를 모으고 있다. 디지털 주소란 이메일주소처럼 간단한 개인 아이디로 접속하면 전세계 정부와 기관, 기업들이 그 사람에게 발급한 다양한 증명서를 한눈에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다. 이 대표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대학을 가고 프랑스에서 직장을 다니던 사람이 한국에 와서 긴급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디지털 주소만 알면 캐나다 출생기록과 의료증명서, 미국 대학 시절의 의료증명서, 프랑스에서의 건강검진기록까지 다 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과거 모든 의료정보들은 긴급한 수술에 꼭 필요한 정보인데, 이를 개인이 일일이 기억하거나 보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갑자기 찾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 주소는 이 정보들을 찾아주고 그 기록이 맞는지 블록체인 기술로 확인해주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고 보안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이미 탄탄한 기반을 쌓은 생체인증 사업에서는 해외 수출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는다. 이 대표는 "국내와 해외의 생체인증 수요가 다르다. 국내는 주로 금융기관 모바일뱅킹이나 공공기관 대국민 서비스에서 주로 활용되는데, 외국의 경우 기업들이 회사 임직원의 신원확인, 접근권한 관리 등의 목적으로 생체인증을 찾는다"면서 "지난 7월 일본에 국내 보안기업 최초로 생체인증 구독형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5개월만에 월간 순 이용자수 60만명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잠시 미뤄지고 있지만 향후 글로벌 시장에 한국의 앞선 보안기술을 널리 전파하며 'K-시큐리티' 가 글로벌 보안시장의 중심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신찬옥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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