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인간적인 手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1. 1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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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민준 九단 / 黑 박정환 九단

<제3보>(31~42)=프로 고수들의 인공지능(AI)을 향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인간들이 상상도 못 했던 탁월한 수를 즉석에서 척척 제시하기 때문. 하지만 AI의 모든 수가 채택되는 것은 아니다. AI의 깊은 수읽기를 이해하지 못할 경우 ‘비인간적’ 또는 ‘비현실적’이란 딱지를 붙여 폐기하기도 한다. 기계와 인간의 간격은 이미 그만큼 벌어졌다.

전보 마지막 수인 △에 흑의 대응이 까다로운 장면. 복수의 AI가 참고 1도 1을 추천했다. 이후 8까지 예상되는데, 흑 못지않게 백도 타개가 어려운 진행이다. 검토 기사들은 1도 1에 대해 “멋있긴 하지만 8 이후가 너무 어렵다”며 실전보 31을 감쌌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인간의 마음을 대변한 수”란 부연 설명도 뒤따랐다.

33 때 백이 ‘가’에 붙여 바로 차단하면 어찌 될까. 그것은 참고 2도 4까지 예상되는데 이후 A와 B를 맞봐 뜻대로 안 된다. 적진 깊숙이 뛰어든 35가 과감했다. 급전 조짐을 보이던 좌상 일대 결정을 보류하고 상대 응수에 따라 방향을 잡겠다는 뜻. 백은 41까지 선수로 중앙에 벽을 쌓은 뒤 42에 붙여 침입군에 대한 노골적 공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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