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치매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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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다. 한번 한 말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았다. 치매에 걸린 뒤 달라졌다. 아침에 뭘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환자가 됐다.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사망한 아버지의 행방을 계속 물을 때였다." 치매를 앓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이야기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치매 치료제 '도나네맙'이 임상 2상 시험에서 환자의 인지능력 감소 속도를 32% 늦추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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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뇌세포가 줄거나 판단에 필요한 뇌의 연결이 깨지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질병이다. 알츠하이머로도 불린다. 한 사람의 삶을, 나아가 가족의 삶까지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게 치매다. 노인들이 가장 걸리기 싫은 병으로 치매를 꼽는 이유다. 소설가 이청준의 어머니는 설날 찾아온 아들도 몰라보고 “손님 오셨구마. 우리집엔 빈방이 많으니께 편히 쉬었다 가시요”라고 했다. 아들의 속은 무너졌을 것이다. 시인 황지우는 치매를 ‘영혼의 정전’이라고 했다. 정진규 시인은 ‘눈물’이라는 시에서 “거기엔 어떤 빈틈도 행간도 없는 완벽한 감옥이 있더라”라고 표현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대처와 달리 1994년 담화문을 통해 치매 발병 사실을 알렸다. “나는 인생의 황혼을 향한 여행을 시작하지만 이 나라의 미래는 언제나 찬란한 여명일 것”이란 축복을 곁들였다. 말년에는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는 것도 잊고, 부인 낸시 여사도 몰라봤다고 한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치매 치료제 ‘도나네맙’이 임상 2상 시험에서 환자의 인지능력 감소 속도를 32% 늦추는 데 성공했다. 앞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공략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치매 진행을 늦춘 약은 처음이다.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주는 희소식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죽음을 맞기 위해서라도 치매 치료제는 개발돼야 한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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