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북한 수뇌부의 신기한 마스크 착용법

김소현 기자 입력 2021. 1. 12.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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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친절하게 '김소현의 백브리핑' 시작합니다.

첫째 브리핑, < '없어야 쓴다' > 입니다.

무슨 얘길까요?

북한 수뇌부의 신기한 마스크 착용법 얘기입니다.

지난 5일부터 북한에선 8차 노동당 대회, 우리로 치면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가 대대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저는 영상보면서 정말 깜짝 놀랐는데요.

[조선중앙TV (지난 5일)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들과 함께 대회 주석단에 등단하시었습니다. (회의장은) 전체 참가자들이 터치는(터뜨리는) 폭풍 같은 만세 환호로 세차게 끓어 번지었습니다.]

7천 명이 모였다는데, 마스크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서 저렇게 소리를 지르면 튀는 침방울은 괜찮은 걸까요?

북한 당국은 여태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면서도 방역 철저히 하라고 강조해 왔는데요.

[조선중앙TV (지난 9일) : 모든 국민들은 외출 시와 공공장소들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의무화하며, 손소독과 손씻기를 자주 하는 등 개체위생을 자각적으로 지켜야 합니다.]

이 방역지침도 김정은 총비서 앞에선 잠시 미뤄둔 건지 이렇게 노마스크 행사 보란 듯 치른 겁니다.

그런데 오늘 공개된 사진을 보니까 뭐가 좀 다르죠.

회의 참가자 모두 푸른색 덴탈마스크 꽁꽁 쓰고 있습니다.

그럼 이전과 오늘 공개된 행사의 가장 큰 차이 뭐였을까요?

바로, 김정은 총비서가 불참했단 겁니다.

참 이상하죠? 김 비서가 있으면 벗고, 없으면 쓴다? 최고지도자의 건강 생각한다면 반대로 해야하는 게 아닌가요?

저희가 국정원 산하기관에 도대체 왜 저러는 지 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김 비서가 참석하는 행사는 3주 전부터 참석자들 진단키트로 검사 다 하고 철저히 방역한 곳에서 진행해서 마스크 벗을 수 있었을 거다, 그런데 어제 행사는 아마 장소를 바꿔 열면서 마스크 쓰게 된 걸로 보인다고 하더군요.

제목 살짝 수정하겠습니다. '없어야 쓴다'가 아니라 '계셔야 벗을 수 있다' 이쯤이면 될까요?

다음 브리핑 < '치킨의 진실' > 입니다.

국군 장병이 늘 그리워하는 음식, 바로 치킨이죠.

그런데 경기도의 한 공군부대에선 치킨 예순 마리, 무려 125만 원어치를 시켰다가 환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그 시작은 '별점 테러 논란'이었는데요.

지난달, 이 부대의 병사 한 명이 배달 앱으로 치킨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배달기사가 군부대라 배달료 천 원 더 내라고 하니까 화가 나서 별 하나도 아깝다는 평점을 남긴 겁니다.

그러면서 몇 달 전 단체 주문했을 때도 가슴살만 몇십인 분 주더니 군부대라고 홀대하는 거냐, 이런 불평 덧붙인 거죠.

그러자 치킨집 사장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배달료 건은 이미 사과했고, 몇 달 전 건도 할 말 많다, 공무원이 협박하듯 전화해 환불해드리긴 했지만 4시간 반 동안 닭 튀긴 게 억울해서 며칠을 잠도 못 자고 일했다. 이렇게 쏴붙인 거죠.

그러자 누리꾼들이 아니 소상공인한테 군부대가 갑질했단 말이야, 처벌해주세요. 이런 청원이 청와대 게시판까지 올라온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공군 측에 왜 그랬는지 물어봤습니다.

답변은 치킨 상태가 안 좋아 못먹겠다고 했더니 사장이 본사가 아닌 다른 데서 닭을 구했다 이렇게 인정하고 순순히 환불해줬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치킨 회사 측 또 물어보니까 "저희가 내려보낸 닭이 맞는데요."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아쉽게도 치킨집 사장님과는 직접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요.

결국 125만 원 치킨의 진실이 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거 같습니다.

아무튼 부디, 코로나로 하루하루가 힘든 소상공인이나, 휴가도 제대로 못 가는 군인들이나, 모두가 상처 받는 일 없이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백브리핑,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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